#과정지향형 성취감 VS 결과지향형 성취감

by 마님의 남편


가을 제철과일 중에 ‘감’이 있다. 감의 겉모양은 마치 오렌지 색을 입혀 놓은 토마토와 비슷하게 생겼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깎아 주셨던 감의 첫 맛은 굉장히 달달했다. 그리고 마치 생 고구마를 씹는 것처럼 단단한 느낌이었다. 한 번은 동생들보다 감 한 개를 더 먹어 보겠다는 마음이 들어 어머니 몰래 주방에서 감 한 개를 꺼내 숨겨 둔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집에 없을 때 나는 단감의 껍데기를 깍지도 않은 채 냉큼 베어 물었다. 그러나 감의 껍데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덜 익은 것 때문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감의 떫은 맛 때문에 몰래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실제로 감나무를 본 적이 없다. 언젠가 TV에서 본 감나무 가지에는 꽤나 많은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이것들은 어느새 단감, 곶감, 홍시 등으로 다시 가공되어 사람들에게 색다른 맛을 준다.예전에 읽었던 한 신문기사의 내용에 의하면 감은 수분 83%, 당분 14%로 이루어졌으며, 그 구성이 대부분 포도당과 과당이어서 소화 흡수가 잘 되고, 위를 튼튼하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심지어 술독까지 풀어준다.[1] 그래서 감은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우유처럼 완전식품으로 불린다.


성취감(成就感)은 사전적 의미로 볼 때 목적한 것을 이루었다는 느낌을 말한다. 이 성취감을 생각해 보면 마치 감나무에 열린 감과 비슷한 점이 많다. 특히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에는 마치 잘 익은 감처럼 정말 달달하다. 어쩌면 성취감은 인간이 세상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맛있는 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달달한 과일이나 초콜릿 같은 단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은 음식을 섭취한 후 사람의 뇌에서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의 약 90%는 위장관의 장크롬친화성(enterochromaffin cell)에서 생산되어 분비되며, 나머지 10% 정도가 중추신경계에 위치한 세로토닌성 뉴런(serotonergic neuron)에서 생산되어 분배된다. 이때 나오는 세로토닌이 사람의 기분, 식욕, 수면 등의 조절에 관여한다.[2]


그래서 사람은 세로토닌이 부족하게 되면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해지고, 의욕까지 상실되며, 좀 더 심한 경우 불면증 및 성적 욕망, 감정 등 정신건강까지도 해롭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에게 성취감이 부족해도 세로토닌이 부족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 매우 흡사하게 발생한다. 내 생각에는 사람의 뇌가 성취감을 느낄 때도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실생활 중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나 채소, 과일, 콩 같은 음식의 섭취도 도움이 되며, 오메가-3나 비타민류도 도움이 된다. 또는 쾌적한 상태에서 숙면을 취하거나 외출하여 따뜻한 햇살을 맞는 것도, 규칙적인 명상을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성취감이 부족하다면 세로토닌이 부족한 경우와 다른 처방전을 사용해야 한다. 물론, 세로토닌이 부족할 때 도움이 된 방법들 중에는 누구나 사용해도 좋은 것들도 많다. 다만, 성취감은 사람마다 삶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우선 성취감이 부족한 원인을 찾는 것보다 선행 과제가 있다. 그것은 성취감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다. 당신은 성취감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성취감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사전적인 의미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 성취감에 대해 피상적인 느낌의 개념만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성취감에 대해 ‘성공에 취한 감’이라고 말해주어 나를 잠시 웃긴 경우도 있었다. 그가 평소 애주가(愛酒家)였으니 아마도 감으로 과일주를 만들어 먹었던 경험을 반영해서 말해 준 것 같다. 그런데 성취감을 성공에 취한 감이라는 뜻으로 생각해 봐도 사실 틀린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서 성공이라는 목표에 취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취함만 몰입이라고 바꿔서 해석하면 되기에 ‘성공에 취한 감’이란 표현도 꽤 좋은 비유가 된다.


성취감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떠나서 말이다. 이것은 진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성취감이 없었다면, 인류 문명의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성취감이 있었기에 과거의 상황을 넘어 지금까지 아름다운 발전을 계속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성취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만나면서 정말 아쉬웠던 것은 그들이 빨리 성공하고 싶고, 부자도 되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오직 그 결과만 원한다는 것이다. 마치 감나무 아래서 주렁주렁 열린 감이 떨어지길 바라며, 입을 벌린 채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물론 감이 떨어져서 어쩌다 한 두 개는 거저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연일 뿐이다. 지혜롭게 장대를 이용해서 많은 감을 수확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봐라. 그들은 바구니에 돈을 쓸어 담는다. 바구니에 성공을 넘치도록 담는다는 말이다. 반대로 매년 감나무 아래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사람은 계속 보통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내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성취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용이다. 성취감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과정 지향형 성취감이고, 두 번째는 결과만 중요시하는 결과 지향형 성취감이다.[3] 당신이 성취감을 얻으려면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큰 행동도 아니다. 그저 당신이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에 맞는 작은 행동만 있으면 된다.


감나무에 매달려 있는 감을 따기 위해 장대를 사용한 사람도, 처음엔 감만 처다 본 사람이었다. 다만 이 사람은 ‘저 감을 어떻게 하면 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적합한 도구인 장대를 찾아냈다. 그리고 생전 처음 써본 긴 장대를 이리저리 흔들어 대며 결국 감나무에 달린 감 한 개를 따낼 수 있었다. 바로 이 작은 행동 하나가 감을 따내고, 성취감을 만든 것이다.


자, 여기서 당신에게 질문 하나를 던진다. 이 사람은 어디서 성취감을 얻은 것 같은가? 이 질문에 상이나 벌은 없으니 그저 이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가식없이 말하면 된다. 나는 이 질문을 여러 사람들에게 해본 적이 있다. 이때 대다수 사람들은 감을 땄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만약 당신도 이와 같은 답을 말했다면 여전히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결과 지향형 성취감만 느낀 것이다. 즉, 감나무에서 감을 땄다는 결과로 만들어진 성취감을 느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와 다른 대답을 한 사람들은 감을 따기 위해 찾았던 장대를 만난 순간에 대한 성취감을 언급한다. 바로 이 성취감이 바로 과정지향형 성취감이다.


물론 이 성취감도 장대를 찾은 것이니 결국 결과지향형 성취감이라고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대를 찾으며 얻은 성취감은 감을 따서 얻은 성취감과 본질이 다르다. 장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중에 만난 성취감이고, 감은 목표를 이룬 후에 만난 성취감이다. 즉, 과정에서 만난 성취감과 결과로 만난 성취감이라는 말이다. 물론 목표를 이루어 낸 후에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 그것은 결과지향형 성취감이 노력과 과정이 담긴 산물이기 때문이다.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감나무에 감이 열리려면 땅에 씨앗이 뿌려지고 자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성공한 사람들도 처음부터 성공하지 않는다. 그들도 모두 시작이 있고 성공을 향한 많은 과정을 겪는다. 게다가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결과를 목표로 두고 노력과 과정을 더 존중한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자료를 찾아보면 그들의 공통점이 이것을 증명한다. 그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뒤돌아보니 운이 따라서 성공했다고 겸손한 태도까지 보인다. 게다가 인터뷰 내용에는 성취감을 통해 성공을 얻었다는 표현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결과지향형 성취감이 발달한 사람은 항상 결과만 생각하고 그것을 부러워만 한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이런 결과지향적 성취감이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을 마냥 부러워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정지향형 성취감이 발달한 사람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부터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빨리 실행한다.


언급한 사례로 다시 설명해 주자면, 감을 많이 수확하고자 하는 사람은 바구니에 가득 담긴 감을 생각하며 즐거운 생각을 먼저 한다. 그리고 감을 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다. 그래서 결국 장대를 찾게 된다. 그러니 장대를 찾은 순간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이 들었겠는가? 분명 감나무에 달린 감들을 모두 다 따낼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즐거웠을 것이다. 이후 그는 감나무의 모든 감을 몽땅 따냈을 것이다.


이처럼 과정지향형 성취감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데 동기부여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과정지향형 성취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여전히 장대를 찾지 않는다. 그저 오늘도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서 있다. 감이 그 위로 떨어지기만 바라면서 말이다. 물론 이렇게 결과에 집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나도 결과에만 집착했던 시절이 있었다. 다만, 대부분 보통 사람들의 집착은 성공이라는 결과만 원하는 헛된 욕망이고, 부러워하는 행동일 뿐이다.






<참고자료>

[1] 대한급식신문/이제남기자(2008.11.10)

[2] 생리학 7판/서울대학교 의과대학(2004)

[3] 본 정의는 작가가 만든 정의이다.


*표지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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