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L(설) - Cilla
여러분은 끌어당김의 법칙을 아시나요?
저는 사실 이 이론을 아주 좋아하진 않아요.
그런데도 분명한 건, 내가 원하는 걸 계속 떠올리고
그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그와 연관된 다양한 경험들이 찾아온다는 거예요.
우리는 늘 새로운 시작을 생각하지만
막상 시작하는 일에는 너무 많은 책임과
현실적인 걱정들이 따라오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선택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민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는 마음 자체는
분명 좋은 변화의 징조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노래 소개를 한다더니, 웬 인생 이야기냐고요?
사실, 이 노래 덕분에
그날 오랫동안 망설이던 브런치 스토리 신청서를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출하게 되었거든요.
오늘의 곡은 설(SURL)의 ‘Cilla’입니다.
이 곡은 가사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일까요,
오히려 사운드 자체가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잔잔한 기타 루프 위로 드럼은
아주 조심스럽게 리듬을 쌓고,
보컬은 마치 말하듯,
숨을 섞어 조용히 속삭이듯 다가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후렴이 파도처럼 밀려오죠.
아주 조용히, 그런데 분명하게—
마음속 풍경을 뒤집는 파도처럼요.
이 곡은 반복해서 들을수록
더 선명해지는 음악입니다.
가능하다면 꼭,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뮤직비디오에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카페를 마감하며 혼자 청소하는 외국인,
컴퓨터와 씨름하며 지친 얼굴로 앉아 있는 직장인,
그리고 지하철 터널을 홀로 통과하는 여학생.
모두가 어딘가를 향해 가는 중입니다.
뭔가를 마무리하고, 어딘가를 지나고,
어딘가에 도달하려는 사람들.
하지만 그 어디도 뚜렷하진 않습니다.
단지 ‘나아가는 중’일 뿐이죠.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여학생이 가방을 바닥에 툭 내려놓는 장면이었어요.
그건 내려놓음이면서 동시에 출발이었죠.
무언가를 버리고, 더 이상 들지 않고,
두 손이 가벼워졌기에
앞으로 걸어갈 수 있었던 순간.
그리고 장면은 전환되어
풀숲을 전속력으로 달리는 밴드 멤버들의 모습이 이어집니다.
그 질주에는 목적지도,
이유도 명확하지 않았지만
단 하나,
‘멈추지 않겠다’는 감정만은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쯤 되니 문득 궁금해졌어요.
Cilla라는 이름은 왜일까?
왜 하필 이 곡의 제목이 ‘Cilla’일까?
찾아보니 SURL(설)의 인터뷰에 따르면,
‘Cilla’는 특정한 인물이나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니라
“우리만의 시간과 장소에서, 아무 걱정 없이 함께 신나게 놀자”는
메시지를 담은 이름이라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이해가 되었어요.
묵묵히 기다려온 감정,
오랜 시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쉽게 놓지 않았던 어떤 마음이
어느 날, 빛처럼 반짝이며
우리를 데리러 오는 순간.
우리는 그 순간을
Cilla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텅 빈 공간이라도
그 자리를 너와 나로 채울 수 있다면
무엇을 걱정하든, 무엇을 두려워하든
사실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있다는 그 사실 하나 아닐까요?
비어 있기 때문에 더 자유로운 공간.
그 위에 우리만의 이야기를 쌓아가면
그게 곧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장소가 될지도 모릅니다.
상상만 했던 것들이
정말 눈앞에 펼쳐지게 된 순간, 기억하시나요?
지루하고 길기만 했던 기다림은
어느새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그 설렘이 모든 걸 덮어버리던 순간.
그리고 그 모든 풍경이
정말로 ‘우리 것’이 된다면
망설일 이유가 어디 있나요?
이제, 달려나갈 시간입니다.
머릿속에서 흐릿하게만 그려왔던 장면이
이제는 눈앞까지 다가왔어요.
손을 뻗으면, 정말 닿을 것 같아요.
이젠 상상 속에만 머무르지 말고
붓을 내려놓고 한 걸음—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가 보세요.
충분히 오래 꿈꿨다면
이제는, 그 꿈이 현실이 되어도 좋을 시간입니다.
곡의 마지막,
“우리 모두 해낼 수 있어”라고
조용히 말해주는 이 노래가,
지금 이 순간을
그냥 ‘느껴보라’고 속삭이는 이 노래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꽉 쥐고 있던 긴장을
조금씩 풀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끝까지 듣고 나면,
조금은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고
조금은 나아가 보고 싶어지는 곡.
‘잡념이 사라지는 음악’이라는 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설명이 있을까요?
너무 자주 말고, 가끔은 새벽 공기를 맡으면서
이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자주 듣게 되면
그만큼 자주 흔들리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니까요.
여러분도, 출근길에 문득 기회가 된다면
뮤직비디오와 함께 이 곡을 한 번 들어보세요.
그날 아침의 시작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또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