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스치고 간 기쁨입니다

스텔라장 –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by 보월

참, 별것도 아닌데
늘 기분 좋은 날이 있어요.

여러분은 한 달에 한 번,
기대되는 날이 있나요?

저는 월급날이요.

참 신기하죠?

오자마자 금방 떠나가는 이 월급이

왜 이렇게 매번 기다려질까요?

카드값을 보면서도,
결국은 또 월급날을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입금 알림 하나에
세상을 가진 기분을 잠깐이나마 즐겨요.

나도 오늘은
비싼 점심을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 같고,
하고 싶은 걸 살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괜히 자신감도 붙고요.

하지만...

그 환상은 오래가지 않죠.

카드값, 대출 이자, 자동이체 목록이
줄줄이 빠져나가는 걸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카드값은 1+1=2를 부정하는 것 같아요.

전부 내가 쓴 게 맞거든요?
근데...
나가는 돈은,
내가 쓴 것 같지가 않으니까요!

그래도 이상하게,
이 노래를 들으면 슬프지 않네요.


네, 오늘의 곡

"스텔라장 –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입니다.


"어서 와요, 곧 떠나겠지만.
잠시나마 즐거웠어요."

옛날엔 월급이 들어와도 기쁘지 않았어요.
내 노동의 가치를 이 정도밖에 인정을 안 해주는 느낌.
그리고 카드라는 마법 같은 수단으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니까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던가요.

소비 습관을 바로잡는 데는
정말 오래 걸렸지만,
이제는 이 ‘카드’라는 멋진 무기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어요.

떠나가는 월급들을 오히려 빨리 보내주죠.
질척거리다 못 보내면
연체료까지 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엔 제발...
좀 오래오래 머물다 가요.


"한 달에 한번 그댈 보는 날

가난한 내 마음을 가득히 채워 줘"

월급날이면,
같은 일이어도 왠지 기분 좋게 할 수 있어서
스스로도 웃겨요.

아주 짧은 여유가 들어오는 날.
그 하루만큼은
내 마음이 가득 차는 날이에요.

그리고 문득 깨달아요.
아, 제가 이때까지 민감한 건
여유가 없었던 거였어요.


"눈 깜짝하면 사라지지만,
반가워요. 오랜만이지만,
볼 때마다 아름답네요."

그래요. 솔직하게 말하면,
돈 때문에 하는 거였어요, 일은.
취미가 아니니까요.

그래도 볼 때마다 기분은 좋네요.
금방 사라질 걸 알면서도요.



"가지마요

난 그대 없으면

말 그대로 거지란 말예요"

알아요.
내가 보내는 거, 전부 내가 쓴 거죠.
근데... 조금만 더 질척거릴게요.
조금이나마 더,

보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어서요.

하루하루 먹은 점심.
그 후 아메리카노.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시원한 맥주로
도망간 내 자신을 탓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보고 싶은 걸요.


"언제쯤에야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무한한 이 속박으로부터."

알아요.
결국 저는 또
치즈 나오는 버튼을 발견한 쥐처럼
스스로 버튼을 누르겠죠.

그래도...
이 과정을 즐기기 시작했다면,
그게 어른일까요?
아니면 책임감일까요?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않은 이 상황 속에서—
아, 모르겠어요!
다음 달에 내가 값겠지.
힘내줘, 다음 달의 나!


부탁이야, 이번달에나 이걸로 행복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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