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왠 – Picnic
여러분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있나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말이에요.
저는 비발디의 사계에서도
단연코 ‘봄’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봄을 좋아한다’는 마음은
언제나 여름이 온 뒤에야 생기더라고요.
벚꽃이 져버린 거리를 지나칠 때,
덥고 지치는 한낮의 열기 속에서 문득—
‘아, 봄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알게 됐습니다.
나는 ‘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지나간 봄을 그리워하는 사람’이구나.
오늘의 곡은 오왠 – Picnic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 ‘지나간 봄’—
같이 한 번 즐겨보실래요?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왔네 거린 온통 하얀 벚꽃
그래요, 지금은 봄이 지나갔지만
그때, 벚꽃이 세상을 분홍빛으로 물들일 때,
우리는 조금 더 쉽게 웃었고
조금 덜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 벚꽃이 빨리 진다는건, 어느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지만
그래도 지금말고 조금 바빠진 일상이 지나고 나면 즐겨보자 하고 뒤로 미뤘죠
꽃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날씨 진짜 죽이는 건 알지
사실, 꽃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그냥, 좋아할 ‘여유’가 없었던 거겠죠.
그래요. 오늘 같은 날엔
일만 하지 말고 바깥 바람 쐬고
놀러 가자 기타 들고 노래하고
그렇게
조금은 철없고 가볍게 살아도 좋았을 텐데.
그랬어야 했는데, 그죠?
지금을 즐기고, 지금을 사랑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꽃은 졌고,
이제 썬크림 덕지덕지 바르고
피부부터 숨 막히는 여름이에요!
너와 눈이 마주치면 잠깐 흠칫 유우우우
오늘따라 부끄럼이 많아요 유우우우
그래요, 사실은요
오늘만큼은
부끄러움이라는 핑계로
숨어보고 싶었어요.
어차피 오늘을
조금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다움을
잠깐 포기하게 되는 날이 있잖아요.
다음이 있으려면, 우린 그런 날도 살아내야 하니까요.
그대도 나와 같나요? yeah
유우우우 우리 또 언제 만날 수 있나요
우리, 같은 마음이면 좋겠는데.
다음이 있다면 좋겠는데.
이런 나를, 또 보고 싶어지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문득, 저는 이미 궁금해졌거든요.
당신 옆에 있는 나란 사람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느적느적 걸을래 더워도 나 참을래
해가 지기 전에 네게 할말이 있으니까
할 수 있을까
해가 지기 전에,
그 말하고 싶거든요.
할 수 있을까. 사실, 자신은 없어요.
아니, 자신이 있었더라면
이번 봄을 그렇게 놓치지는 않았겠죠.
그리워한다고 달라지진 않겠죠.
하지만, 다음에는 이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번 여름을 정말 잔인할 만큼 좋아해보려고 해요.
유우우우 오늘따라 바람이 달콤해요
그래요, 지금 이 상황,
이 환경, 이 감정까지도 전부
유우우우 설렘에 잠은 잘 수 있을까요
설렘조차 다 써버릴 거예요.
아주 기꺼이.
유우우우 그대도 나와 같나요
당신도, 나와 같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러분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