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가장 늦게 미안해지는 사람
해야 할 일은 늘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당장 하지 않아도 될 일에 더 끌렸다.
아주 크게 보면,
아주 사소한 일이었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았고,
놓쳐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정작 별것도 아닌 일에
목숨을 걸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물었다.
그럼 정말 나를 위한 일은 뭐였을까.
그리고 그 질문을 꺼낸 순간,
아주 선명하게 깨달았다.
‘나’를 위한 일은, 지금도 미뤄지고 있다는 걸.
하고 싶었던 건 자꾸 다음으로,
만나고 싶었던 사람도 자꾸 나중으로.
결국, 가장 미뤄진 건 나 자신이었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언젠가 마음이 괜찮아지면
그렇게 자꾸 ‘언젠가’에 기대면서
오늘을 수없이 흘려보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언젠가는
단 한 번도 나를 기다려준 적이 없었다.
나는 분명 지금을 살고 있는데도,
왜 늘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를 불안해할까.
오지 않을 ‘언젠가’에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정작 미안해야 할 사람은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였다.
그래서 오늘은,
딱 10분만이라도 나를 위해 써보려고 한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눈을 감고 음악을 듣거나,
따뜻한 물로 손을 씻거나,
그냥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해도 된다.
그렇게,
‘지금의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방법을
조용히 알려준 오늘에게,
고마움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