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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노아 Nov 04. 2024

경영의 본질은 사람 II

해외 비즈니스 스토리 II

최근 언론, SNS를 통해 거의 매일 듣는 얘기는 B대기업에 대한 것이다. 한국 경제의 상당한 비중을 책임지고 있는 이 거대 기업의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아 우려가 크다. 회사의 상징이었던 기술리더십 즉,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는 기술 동력은 보이지 않고, 매출과 이익 성장이 멈췄고, 개선에 대한 명확한 전략적 대안마저 보이지 않으니 이 회사의 주가는 지속 하락하여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거에도 여러번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때마다성공 DNA, 위기관리 능력, 임직원의 합심으로 어려움, 처항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응(안) 개선 대책을 수립, 실행함으로써 위기를 잘 극복하고 오히려 큰 성장 만들어 시장에서 위상을 더 굳건히 다져왔다. 그런데 이번 어려움에서 나타나는 정량적 결과와 정성적 양상은 과거와는 너무나 달라 모두가 화들짝 놀란 상황이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이 회사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현상황을 보면 직원들의 반응이 유독 관심을 끈다. 전언에 의하면 직원들이 일은 안하고 게시판에 글만 올리는 듯 사내게시판이라든가 블라인드 커뮤니티에 하루종일 수많은 글들이 불이 난듯 올라온다고 한다. 'xxxx 물러나라’, ‘경영진 해체하라’, ‘경영진들이 자진 사퇴하는 것이 회사를 위한 길이다’, ‘XX DNA가 말살당했다’, ‘xx, yy, zz가 회사를 죽이고 있다’ 등의 직설적인 표현들이 실명과 함께 게시판을 메우고 있다. 직원들의 악의에 찬 분노가 글의 99%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 믿음 그리고 서로 간에 독려하는 표현은 찾아보려야 찾을 수가 없다. 


창립 기념일을 맞아 경영진의 메시지가 임직원에게 전달이 되었는데, 어느 누구도 공감을 못하는 모습이다. 그 메시지 내용도 식상하다 받아들이고, 경영진이 상황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게시 글이 쏟아진다. 직원들의 글들은 지금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그 심각성은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듯 보인다. 직원들이 회사와 경영자에 보이는 이러한 극도의 부정적인 양상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라 하니, 이 회사를 덮어가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대개의 경우, 회사가 어려울 때는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을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모두가 총력을 다하는 모습은 공동체 내에 공감이 형성된 것이고, 상하 간에 신뢰가 형성되어 미래의 나은 성취를 위해 지금의 고통은 기꺼이 분담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나타낸다. 위기극복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같은 마음으로, 한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위기는 또 다른 도약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가진 힘이고 저력이다.        


그런데 과거의 어려웠던 상황과는 달리, 왜 직원들은 회사, 경영자에 대해 극도의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되었나? 그 연유는 직원과 회사 간, 직원과 경영진 간의 신뢰와 공감, 소통이다. 실지로 직원들의 경영자를 상대로 한 게시글에 대해 회사 경영층은 불온 노조에 편승한 일부의 직원들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긍정적인 글이 없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들이 어느 정도 직원들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면, 경영층의 이러한 인식은 소통과 공감이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직원이 회사와 경영자를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외치고 있는데, 경영층은 외침을 외면하니 공감이 형성될 수 없고 정상적인 소통이 될 수 없다.  소통과 공감이 없다는 것은 곧 신뢰가 없음이니, 회사 혹은 경영층의 어떠한 메시지, 독려, 배려도 직원의 마음을 열지 못하고,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임직원의 합심은 만들 수 없으니 회사의 정성적 상황은 더 힘들어지고 결국은 정량적 결과마저 악화된다. 




경영의 성과와 성장은 사람에 의존하고, 사람에 의존한다는 것은 사람간의, 위계간의 신뢰가 기저를 이루어야 한다. 신뢰의 관계가 형성될 때, 경영의 도적적인 목표 수립이 가능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이 만들어지고, 전략의 체계적인 실행과 정량적 성취가 가능하다. 동시에 정성적 동력_공감, 소통, 긍정의 문화_이 더 단단해진다. 


A 화장품 회사 사례를 보자. 모든 임직원들이 최고 경영자가 잘 되길 바란다고 하며 경영자를 존경하고 믿는다고 한다. 조직원들이 최고 경영자의 철학과 실행을 신뢰하여 경영자의 의사결정과 메시지에는 분명 이유가 있는 것이니 믿고 따라간다고 한다. 이러한 믿음과 존경은 그동안의 과정에서 경영자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례로, 이 회사 사옥은 효율성보다는 의미를 부여하여 대중에게는 회사와 경영자의 철학을 보여주고 직원들에게는 쾌적함을 제공하는 상징적인 공간을 염두에 두고 지었다고 한다. 이 사옥에 대한 임직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또한 이 사옥 곁에 똑같은 모양의 동사무소 건물을 지어 국가에 제공했는데 직원들의 자긍심마저 높인 최고경영자의 철학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 사례에서 회사는 임직원들을 배려하고, 임직원들은 경영자를 신뢰하여 공감과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짐을 볼 수 있다. 단연, 이 회사의 정량적, 정성적 결과는 어려운 시기에도 성장을 만들어 내었고 지금도 성장 중이다.


그렇다면 차원이 다른 어려움에 처해 있는 B 대기업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신뢰회복이다. 임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일련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해야 한다. 직원의 외침을 ‘일부 불온 세력의 도발’이라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신뢰회복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직원들 외침의 맥락을 이해하면서 경청해야 한다.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시 열 수 있는 진정한 조치들을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소통과 공감을 못하는 경영진은 스스로 물러 날 수 있어야 한다.   



신뢰를 만들기 위해선 우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지금 B사의 경우, 직원들은 일류 기업이라는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경영자에 대한 신뢰와 존경으로 결정을 믿고 따라 가고, 자발과 자율 의지로 일을 해내는 긍정의 기운이 넘치는 곳을 분명 원할 것이다. 지시보다 공감, 신뢰와 소통, 긍정와 감사, 배려와 존중의 소통문화 즉 대화가 되는 문화와 통제가 아닌 위임, 구성원과 조직이 일체가 되는 신뢰 기반의 긍정문화를 원할 것이다. 내가 (개발보다는) 계발되는 조직, 나의 내적 동기_재미, 의미, 성장, 성취_가 실현되는 조직, 인정과 칭찬의 감성적 보상이 상존하는 조직, 그리고 책임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경영자가 리드하는 조직을 원할 것이다.  


경영의 본질은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이 떠나 있으면 결코 소통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다. 어떠한 노력도 결실을 맺을 수 없고, 어떠한 투입도 결과를 만들 수 없다. B 대기업의 지금 상황과 같은 조직의 부정적 불확실성을 피하고 미래의 긍정적 확실성을 확대하는 최선의 선택은 신뢰이다. 신뢰 기반의 소통, 공감이 ‘경영의 본질은 사람이다’의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 A 화장품 회사 사례, 미국 MS의 사티아 회장이 전파하는 '선한 영향력의 경영'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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