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비즈니스 스토리 II
‘‘경영은 본질적으로 우리가 가진 현재를 사용하여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도모하는 행위’이기에 ‘경영학은 인간학’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경영은 원인을 조율하여 결과를 만드는 인과 체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원인이 먼저 제공되어야 한다. 즉, 바람직한 성과는 바람직한 원인에 의해 주어지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다.(주 1)’
‘경영의 성공은 사람에 달려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경영의 성공은 사람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달려있다’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사람은 경영에서 중요한 변수이자 정수이다. 더 좁히면 인재가 경영의 핵심으로서의 변수이다. 그런데 사람의 역량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인재(人才)와 범재(凡才)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인재를 채용하더라도 이들을 지속 육성하기 위한 평가와 보상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쉬운 것만은 아니다. 평가는 성과에 대한 보상일까? 아니면 동기부여 목적일까? 성과급은 성과를 높일까? 그리고 인재는 만들어지는 것일까? 교육을 통해 인재로 바꿀 수 있을까?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리더십은 무엇일까? 등등 사람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는데, 다양한 답을 할 수 있겠지만 명료한 결론을 내기도 쉽지 않다.
사람은 끊임없이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추구한다. 어제 보다 나은 오늘, 오늘 보다 나은 미래를 기대하며 부단히 노력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고 사람에게서 답을 찾고 사람 중심의 경영을 할 때, 기업의 성공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불확실성의 시대인데, 생성형 AI 등장으로 인한 변화의 속도를 볼 때 시간이 갈수록 불확실성은 더 증가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개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에 대해 고민을 하고, 기업은 이 고민을 하는 ‘사람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한다. 결과적으로 올바른 경영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경영의 핵심인 사람을 먼저 이해하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제별로 나누어 사람 경영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며, 오늘은 사람 중에 예외 성과자에 대해 얘기를 하고자 한다. 예외성과자는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로 나눌 수 있으며, 이들에 대한 경험을 통해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몇 가지 관점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해외 현지 10여 개국 법인의 대표를 지내면서 경험한 공통적인 부분은 고성과자, 저성과자는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채용단계에서 우수인력이라 판단하였더라도 저성과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고, 기대를 낮추고 채용한 인력 중에 고성과자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보편적으로는 채용단계에서 제대로 뽑은 우수인력은 고성과자(인재)로 자리매김하여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한번 고성과자는 지속 고성과자로 남을 확률이 높다. 반면, 저성과자는 조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범주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저성과자들에게서 종종 확인하게 된다.
고성과자 5%가 회사를 끌고 간다’는 말은 공공연한 얘기이다. 이들은 일에 대한 마인드부터 긍정적이다. 긍정마인드는 적극성과 신뢰로 드러나고 관계형성을 쉽게, 단단하게 한다. 협업을 선호하고 이기적 이타주의 자세로 자기 계발에도 적극적이고, 변화에 능동적이며, 근본적으로 부지런하며 성실하다. 이렇게 지식과 숙련된 실력, 신뢰, 자기이미지가 바탕이 되어 일에서도 출중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자연스럽게 일은 이들에게 몰리고 이들은 일하는 재미와 성취를 즐기면서 물질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외적동기와 내적동기(주 2)를 충족해 간다. 일의 범위도 넓어지고 그 속에서 얻어지는 지식, 노하우의 범위도 넓어져 시야도 같이 넓어진다. 실력을 증명할수록 더 많은 권한을 이양받게 되고 이는 성공경험, 성장경험으로 이어지면서 자기 확신, 자아실현, 인격성숙의 시너지를 창출 해낸다. 고성과자의 다양한 혜택을 누리게 되고 조직에서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저성과자는 부정의 마인드가 진하게 배어있다. 자신이 왜 저성과자인지에 대한 원인을 알고 개선하려 하기보다는 저성과자로 분류된 사실에만 집착한다. 수동, 부정, 소극, 이기의 마인드가 저변에 깔려 있고 심할 경우, 자존심 마저 없다. 교육을 통해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종국에는 에너지 뱀파이어로 존재하여 조직의 기운을 떨어뜨린다.
독일, 터키에 근무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독일, 투르키에는 교류가 많은 나라이다. 독일에 제일 많이 거주하는 외국인이 투르키에 계 사람이고 약 200만 명이 체류하고 있다. 서로에게 유익한 부분이 있거나 서로 편리해서 교류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나라 사람들이 가진 속성은 다르다. 투르키에 사람은 자존감이 다소 낮다. 나의 판단, 평가보다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평가, 판단이 더 중요하다. 나의 급여가 동급의 동료보다 높다면 절대 급여가 낮은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실력, 역량에 맞는 급여 협상보다, 동급 동료 대비 얼마나 받는가가 더 중요하다. (물론 인사 정보는 보안이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오픈하여 얘기하면서 경쟁한다.) 고성과자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급여, 직무, 차량지원 등의 물질적 보상을 통해 드러내고 이러한 외형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반면, 독일 사람은 철저하게 자기중심의 평가, 판단이 중요하다. 타인의 급여에는 관심이 없다. 내 역량을 기준으로 급여 협상을 한다. 내 역량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회사의 급여 책정을 받아들인다. 고성과자들은 자신의 존재, 인정, 평가, 미래의 성장을 중요시한다. 결국, 독일과 터키의 사람 경영 포커스는 다르지만, 두 국가의 인력 역량은 높기에 이들의 재능을 끌어낼 수 있는 본질적인 사람 경영이 중요하다.
고성과자, 저성과자 구분 없이 이들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운용하는 사람 경영이 무척 중요하다. 채용, 조직문화, 러더십, 평가와 보상, 인재육성 등의 사람 경영 영역들이 있지만, 첫 단추가 채용이다. 좋은 사람, 역량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고성과자를 확대하고 저성과자를 줄여 기업활동을 성공으로 연결하는 시발점이다.
채용은 지식이나 스펙 중심이 아니라 사람의 성장 가능성, 즉 긍정성(신뢰), 적극성(관계), 전략성(동기력, 기획력, 실행력), 성실성(가치) (주 3)을 기준으로 해야 함에 공감한다. 사람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본질적 이해, 즉 업무를 위해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사람을 키우기 위해 뽑는 것이 되어야 한다. 어떤 사람을 뽑으세요라고 질문을 하면 성장할 사람, 키울 사람을 뽑는다고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손이 모자라서 사람을 뽑고 배치하는 ‘사람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채용은 시작부터 틀렸다. 심지어는 채용이라는 단어보다는 '모시기’를 사용함이 적절하다.
해외 법인에서 적용한 채용의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매년 ‘졸업예정자 모심’이라는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대학교, 대학원 졸업예정자 20명~ 25명을 최종 선발하여 본인의 희망 업무와 각 부서의 요청 내용을 반영하여 배치한다. 그 과정을 아래와 같다.
. 모심 프로그램 공지 후, 주요 대학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에서 지원자들 면접을 한다. 약 2개월 소요
. 면접 시, 인성, 긍정 마인드, 목표 유무와 목표 내용, 성장에 대한 열정, 트렌드 변화에 대한 인식, 주요 토픽에 대한 해석, 학교 시간 외 활동 유무와 내용, 자신감/자존감/존재감 등 ‘무엇을 추구하는가’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포커스를 둠
. 1차, 100여 명을 선발하여 2개월간 팀 활동(10개 팀), 개인 활동 과제 부여
. 각 팀 별로 부서장을 멘토로 편성하여 지도 겸 관찰
. 2개월간의 팀 활동 과정에서 보이는 화합, 협업, 리더십, 인내, 끈기, 호기심, 성실성, 긍정마인드, 성장 욕구와 열정, 그리고 역량을 면밀히 관찰하여 평가
. 2차 30여 명 추려서 6개 팀으로 편성하고, 2주간 협업하여 발표할 과제 부여
. CEO 및 경영진 배석하여 6개 팀 과제 발표
. 과제 내용, 참여도(태도, 자세, 마인드, 역량 등) 평가
. 최종 20명 선발 및 부서 배치
상기의 과정에서 선발된 젊은 인력들은 가능한 본인이 희망하는 부서로 배치되어 일을 배우고 조직에 흡수되기 시작한다. 이들의 역량과 자세에 만족을 하는 부서장들은 공석이 생기거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경우에도 경력자를 채용하기보다는 (기다리더라도) 선발된 인력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들의 업무 흡수력과 역량은 실지로 뛰어났고 마인드와 자세는 선배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긍정 효과로 나타난다. 이렇게 선순환 흐름을 탄 우수 인력 모심 프로그램은 해마다 힘을 받고 각 대학에서도 지원자가 늘어난다. 법인의 인력 구조는 긍정마인드의 우수 인력 비중이 높아져 조직문화의 변화도 생겼고 사업성과/경영성과도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 내용은 채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판단이 된다.
경영의 본질은 사람이다. 사람 경영 이야기는 다음회에서 이어집니다.
(주 1,3) 오늘의 주석은 비공개버전이므로 알려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바랍니다.
(주 2) 외적동기 : 승진, 성과급 vs. 내적 동기 : 흥미, 재미, 성취, 성장 열망,
물질적 가치 : 임금, 직급 vs. 사회적 가치 : 성취,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