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물소리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이야기

계곡의 소리

by 산들강바람

깊은 산속,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사이로 잔잔히 들려오는 물소리가 있다. 그 소리는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의 속삭임이다. 투명하게 빛나는 물살 속에는 작은 돌멩이들이 제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누워 있고, 그 사이를 오가는 작은 물고기들이 생동감 있게 움직인다. 세상은 이렇게 조용한 아름다움으로도 충분히 빛날 수 있다는 것을, 그 조그만 풍경이 말해준다.


작은 돌멩이는 어쩌면 지난 수백 년 동안 이 계곡을 흐르는 물에 의해 조금씩 닳아가며 만들어졌을 것이다. 크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잃어버리고 부드럽고 둥근 형태로 남게 된 그것은 마치 인생을 견뎌낸 흔적 같다. 물살에 의해 끊임없이 흔들리지만 쉽게 떠내려가지 않는 돌멩이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잡으려 애쓰는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은 작지만 놀라울 정도로 민첩하고 자유롭다. 가끔은 돌 틈 사이에 숨어 있다가도 갑자기 나타나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이들은 그 좁고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누비며 살아가고 있다. 마치 삶의 경계 안에서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고 살아가는 우리처럼 말이다. 누구나 자신이 살아갈 작은 물속의 공간이 있고, 그 안에서 조용한 기쁨과 평온을 찾아가는 것이다.


계곡은 생명과 시간, 그리고 자연의 균형이 얼마나 섬세한지 알려주는 공간이다. 아무도 크게 주목하지 않지만, 그 안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작은 돌멩이 하나도, 눈에 잘 띄지 않는 물고기 한 마리도, 이 풍경을 완성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구성원이다. 우리는 너무 큰 것, 눈에 띄는 것만을 추구하느라 종종 이런 작고 소중한 것들을 놓치곤 한다.


계곡의 물은 끊임없이 흐르고, 그 속에서 작은 생명들은 조용히 살아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인간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도 결국 이 자연의 일부이고, 거대한 흐름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비 갠 하늘과 거리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