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2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고향 마을로 향했다.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어서,
그냥 조용한 길을 걷고 싶었다.
어릴 적 자주 걷던 그 시골길.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늘 그 자리에 있던 조그마한 냇가가 나온다.
냇가는 여전히 맑고 고요했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
그 속을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
그 모습은 예전 그대로인데,
주변 풍경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예전엔 냇가 주변에 풀들이 무성했고,
들꽃이 피고,
버드나무 그림자 아래서
잠자리들이 날아다녔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낯선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콘크리트 벽과 아스팔트 길,
그리고 인공적으로 정리된 화단.
자연의 숨결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냇가 옆에 조용히 앉았다.
손을 물속에 담그니,
차가운 물이 손끝을 감싸며
어릴 적 기억을 불러왔다.
그때는 친구들과 고무신 벗고
물고기를 잡으려고 뛰어다녔지.
풀숲에 숨었다가 튀어나오던 개구리,
발끝에 닿던 부드러운 흙,
그 모든 게 생생했는데…
오늘도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여봤다.
놀라 도망가는 녀석들 사이로
한 마리가 다가왔다.
그 순간, 손안에 들어온 작은 물고기.
미끄럽고 반짝이는 그 생명체가
잠시 나를 멈추게 했다.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물고기를 다시 물속에 놓아주고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물소리, 바람, 햇살,
그리고 마음속에 퍼지는 고요함.
냇가는 그대로인데,
그 주변의 들과 풀,
자연의 숨결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다시 길을 걷는데,
마음이 조금 아려왔다.
그 작은 냇가와 물고기 한 마리가
내게 참 많은 걸 알려준 것 같다.
삶은 꼭 복잡할 필요 없다는 것,
가끔은 멈춰서
조용히 자연을 바라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
그리고,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
그 조용한 냇가처럼,
사라지기 전에
마음에 꼭 담아두어야 할 풍경들이 있다는 것.
오늘, 참 잘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