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바닷가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그러나 눈을 돌려 바라볼 때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잔잔한 날엔 부드러운 호흡처럼 일렁이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엔 깊은 분노를 드러내듯 소란스럽다. 오늘의 바다는 차분했다. 회색빛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지만, 물결은 얌전하게 출렁이며 그 아래로 맑은 바다 밑을 드러내 주었다.
그 넓고 깊은 바다 위에 작은 바위 하나가 홀로 솟아 있었다. 어쩌면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크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바위 위에 갈매기 한 마리가 앉아 있는 순간, 풍경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품게 되었다. 갈매기는 날개를 접고 고요히 앉아 있었다. 거센 바람이 스쳐 지나가도 흔들림이 없고, 바닷물이 발치까지 차올라도 개의치 않는다. 그 모습은 단순한 휴식 같기도 하고, 세상과의 소란을 끊어낸 고요한 사색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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