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지막 여름
여름 끝자락에서 느낀 감정은 감사함이다.
3년 전, 엄마가 세상을 떠나던 이맘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더위가 절정에 달했던 그때, 엄마의 삶도 서서히 저물어 갔다.
엄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며,
한 자녀로서, 한 인간으로서, 어머니가 된 입장에서 바라본
여러 감정의 층위를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함께한 시간 속에서 자연스레 감사한 마음이 자리 잡았다.
갓난아기였던 내가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 입장이 되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식으로서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일임을 깨닫는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며 엄마는 대견하고, 감사했다.
고인이 된 엄마는 늘 “잘 자라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남기곤 했다.
엄마가 누워 계셨을 때, 나의 손길로 당신의 몸을 쓰다듬던 시간들.
딸이 할머니에게도 뽀뽀해 주라고 부탁했던 말을 따라,
엄마의 이마에 뽀뽀해 주었던 순간들은 이제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여름이 되면 무더위에 짜증이 날 수 있지만,
내겐 선산으로 향하던 운구차를 반갑게 맞이했던
배롱나무들의 피어 있던 분홍색 꽃들이 기억들이
남은 가족들에게 위로 해 주었다.
이번 여름철에도 거리에 피어나는 배롱나무들의 꽃들을 보면서
엄마의 모습을 떠 올려리면서
배롱나무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
-한국에서 나의 10년 부재를 마지막 함께하게 해 준 주님께 또한 감사함을 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