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그리고 다시 삶의 방향을 찾는 여정

기다리던 날들

by 엄마먼저공부

기다림의 순간마다 방향을 다시 설정하며

나아간 삶의 여정에 대해 글을 담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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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돌아보게 한 순간들

‘기다림’이라는 마음은 설렘과 애타는 마음, 조용함과 초조함 속에서 내 감정과 주변 관계, 그리고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중고등학생 시절, 나는 백마 탄 기사 같은 전통적인 이상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적인 깊이와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가진 사람이 내가 진정으로 좋아할 만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내가 호감을 느꼈던 그 사람은 미국, 한국, 독일을 오가며 공부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유모를 잃지 않았고, 상대의 마음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예의 바른 매너가 인상적이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은 그가 문을 먼저 열어주고 나를 기다려 주는 이 작은 행동은 낯설고도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나중에 내가 직접 미국에서 생활해 보니, 그 행동은 그가 자라온 문화적 배경에서 나온 에티켓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이 덕목을 아이에게도 가르치며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의 작은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소식에 대한 갈망

기다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대학교 때의 기술자격증 합격 소식이다. 건축기사 2급 실기 시험을 준비하던 때, 학원을 다니며 이론과 실기 시험을 치른 뒤, 자정을 넘겨 다이얼 돌려가며 전화를 걸면 수화기에서 “수험번호 OOO 합격하셨습니다”라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 느꼈던 행복은 지금도 생생하다. 국가 자격증을 손에 쥐고 가족에게 전했고, 아버지에게 자격 면허증을 보여 드린 인생의 컷 장면이 떠오른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늘 성실하게 청춘을 살아왔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나를 기다려준 사람, 가족 그리고 모성

이제 ‘나를 기다려준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런 사람은 바로 남들이 아닌, 바로 나의 가족, 그중에서도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미국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7년 만에 돌아왔을 때, 엄마의 당혹스러움과 딸에 대한 그리움이 무척 컸으리라. 그러나 동시에나는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자의 모습이었다. 엄마 역시 나를 믿고 응원해 주었음을 느낀다.


인내와 견고함의 기록

우리 삶에서 기다림은 단순히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다. 그것은 목표를 향해 가는 길 위에서 때로는 인내하고 좌절하며, 다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여정이다. 목표와 계획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정해진 방향성 안에서 묵묵히, 그리고 굳건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전진하는 과정 그 자체가 우리 삶의 기다림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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