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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신부인 Sep 09. 2024

늘어가는 육아 스킬 Level Up

경험주의자 초보 엄빠의 실전 육아

우리 아기가 벌써 생후 85일차에 접어들었다 

육아는 실전이며, 늘 전쟁같고, 예상이 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지쳐가는 체력과 허약한 육신임에도, 

육아 중엔 여러 과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스킬을 익히게 되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언급해보려 한다.


한 팔로 아기 안기


둥가둥가 시전 중인 모습


심각한 엄빠 품 중독자, 우리 딸래미.

3kg 대 신생아 시절은 어디가고 마트에서 파는 소형 쌀포대 4kg보다 무거운 6kg 대가 돼 버린 그녀.

점점 무거워져서 잘 안들어주려고 하나, 하루도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녀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


주된 요구는 다음과 같다: 엄마여, 아빠여 나를 안아라!!!!!!


그러나 평소 독박 육아 중인 나에게, 오직 아기만 안고 있어도 되는 날은 없다.

빨래, 설거지, 청소기 돌리기, 식사 챙기기 등 과업들이 늘 상존한다.

결국 멀티 태스킹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스킬이 바로 '한 팔로 아기 안기'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목을 전혀 못 가누는 신생아 시기엔 위험해서 목을 받쳐들어야 하며,

한 달 무렵부터 조금씩 터미타임을 실시해 목의 힘을 길러준 후에 시전해야 한다.

또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야 하므로 아기 엉덩이, 허벅지 간 중심점을 잘 가늠해 감싸야 한다.


이 스킬의 유일하면서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아기가 무거워질수록 시전자의 목, 어깨,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늘 아프다. 나도 누워있고 싶다.



기저귀 원 핸드(One hand) 언폴딩
기저귀 갈이대 위에  한 손으로 기저귀 펼치기

여러 의미로, 아기는 운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용변'이며, 스스로 변기에 가서 혼자 눌 수 있게 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을 요한다.

'나를 안아라 부모여!' 하고 울면서 동시에 기저귀가 흡수한 용변으로 인한 불편감도 호소한다.


우는 아기는 달래줘야 하고,

기저귀를 갈아 줄 준비를 하러 잠시 내려놓으면 '등센서 발동!' 하면서 강성 울음이 표출되니

결국 한 손으로 아기를 안고, 기저귀를 접거나 펼치는 고도의 스킬을 펼쳐야 한다.


굳이 정신 승리를 해보자면, 말초 근육 자극에 아주 도움이 된다고...(?)

손가락, 손, 눈 등의 협응 과정을 통해 어쩌면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고 추정해본다. 


아기를 안은 채 발로 모빌 끄기
국민 육아템을 발로 Switch off

어째 안 운다 싶어 내려놓았건만, 

이제는 금세 질려서 수시로 안아달라 보채는 안아줘병(?) 중기 우리 딸.

보는 이가 없는데 하릴없이 멜로디를 흘려보내는 국민 육아템 T사 아기 모빌의 에너지원을 아껴야 한다. 

건전지를 교체하려면 +자 드라이버가 필요한 바, 상당히 번거로운 유지, 보수가 아닐 수 없다.


아기를 안은 채로 허리를 잘못 숙였다간 자칫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몸을 세운채로 아기를 안고, 발가락의 스냅을 이용하여 전원 공급을 차단하는 스킬을 깨우치게 됐다.


만, 스킬을 전제조건이 존재한다.

평평하고 주변에 장애물이 없는 곳에 모빌이 있어야 한다는 것, 

발을 드는 동안 아기를 들고있는 내 몸을 지탱할 만한 지지력이 필요하다는 것!




이 밖에도 많은 실전 육아 요령들을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된다.

본인은 분명, 부모님 앞에서 애교도 없는 무뚝뚝한 딸이었는데, 

어리고 여린 내 아이 한 번 달래려고 온갖 끼를 부리게 된다. 그렇게 해서라도 달랠 수만 있다면...


자유시간도 별로 없는 나의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그래도 이제는 아기가 통잠이라도 자 줘서 다행이다.

점점 더 성장하겠지, 언젠가는 기고, 또 언젠가는 걷고, 말하게 되겠지. 

그 땐 내가 또 다른 육아 요령들을 습득하게 될 테고...


#육아 #육아일상 #육아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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