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자녀로는 어림도 없는 순번
우리 집 앞 시설도 못 보내는 현실
왜 나는 자만했을까.
단지 내에 어린이집이 있고, 단지 내 아이는 우대하니까 당연히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
그냥 우리 첫째 아이 태어났을 때, 조리원에서 바로 어린이집 순번 올려둘 걸 그랬나보다.
그랬다면 나처럼 1자녀인 분들 중에서는 신청일에 따른 순번이라도 높았을텐데 후회된다.
동네에 어린이집이 많다고 아이가 반드시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분명 국가에서는 저출생이라고 했는데, 왠지 내가 사는 곳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거주지 특성에 따라 조금씩 상황이 다른가보다.
어린이집 입소 대기 시, 1~3순위 중에서 의외로 1순위에 해당 되는 사유들이 꽤 많다.
보통은 맞벌이이면서(육아휴직자 포함) 1자녀라면 200점 정도 부여받는데,
2자녀 이상이거나 심지어 3자녀 이상이라면 점수가 확 높아지는 구조다.
그러니 1자녀로는 택도 없을 밖에...
신규 개원한다는 곳들이 종종 있어 오픈 10시 땡! 하자마자 지원해보았는데,
될 거라는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두자릿수 신학기 순번에 절망스러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려보았지만 연락은 1도 오지 않았다.
우리 아이 신생아 시절,
정부지원 산후 도우미 선생님께서 스쳐지나가듯 말씀하신 게 문득 떠오른다.
당신 따님도 대단지 아파트 내 지어진 국공립 시설에 보내려고 했는데 하도 안되다가,
둘째를 임신하고 다시 첫째 분을 지원하니 바로 됐다나...
내가 그 때, 진즉에 깨달음을 얻었어야 했는데...
임신의 어려움, 출산의 아픔, 육아의 피곤함, 힘듦, 귀찮음 등의 갖은 핑계로 미루니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3세부터는 그나마 좀 상황이 여유로운 것 같다.
왜냐면 그 때는 어린이집도 보낼 수 있지만, 유치원도 보낼 수 있게 되니 수용 시설이 확 늘어나니까.
0~2세 정도가 대개 경쟁이 박터지니, 좀 확대해주면 안될까? 싶은 마음이다.
미루고 미루던 둘째, 과연 될까?
두 돌이 다 되어가도록 첫째를 가정보육하고 나니 한계를 실감한다.
암만 내가 아동청소년학을 전공한들, 학문적인 것과 실전 육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직접 전담해서 키워보니,
문명개화(?)가 이루어지기 전, 영유아는 짐승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분명 그러라고 가르친 적이 없거늘,
돌 지나고선 수틀릴 때마다 수시로 몸을 오징어처럼 꼬면서 자리에 그대로 대자로 누워 떼를 쓴다.
심지어 밥태기까지 와서 밥도 안 먹을 때면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이제는 12kg에 육박하고 키도 90cm에 가까워져 몸집도 신생아 대비 제법 커진데다,
활발한 성격으로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면서
혼자 놀지 않고 꼭 자기 놀이에 나를 끼우려 드는 엄마 껌딱지에, 변덕이 죽끓듯 한다.
대체 내가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니?! 아가야...
어느새 2년을 신청한 육아휴직 기간도 끝이 다가오고 있다.
아이 키우다 보면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게 흐를까?
아직 우리 아이는 돌봄이 필요하고, 성장 발달을 위해 새로운 자극과 가정 외 경험도 조금씩 필요한데...
세상 밖에 나가기엔 너무나 여린 존재인데...
복직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만 같은데...
꽤 장기간 쉬어서 바로 일하는 것도 정신없고 힘들 것 같은데...
남편이 됐든 내가 됐든 주양육자의 밀착 케어가 필요한데...
와중에 어린이집까지 자꾸만 낙방하니,
더 고민할 것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한 둘째를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우리 동네에서 내 아이가 국공립 시설에 들어가려면 이 방법밖엔 없겠구나!
내가 임신이라도 한다면 바로 배점이 확 높아지겠구나!
솔직히 난관은 여러 가지 있다.
일단은 내 첫째 아이가 시험관 임신이었다는 점이다.
즉, 자연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거다.
둘째로, 지난 임신 중 입덧, 임신성 당뇨, 막달 소양증 등 갖은 질환을 앓았다는 것이다.
지난 날의 고통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아직도 선명하다.
셋째로, 진진통 다 겪고 응급제왕절개를 했다는 것이다.
다시 임신하게 된다면 애당초 선택 제왕으로 가겠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설마 내가 브이백이겠어?! 싶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 무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든, 해보지 않고서야 모른다.
그러니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아팠던 것도 경험이라고!
두 번째에도 당연히 아프겠지만, 첫 경험 때보다야 좀 더 능숙하게 대처하겠지!
그리하여 이번 주기부터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그러니 남편, 순순히 협조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