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악성 민원인, 1살 아기 생떼 다루기

하루종일 떼쓰고 용쓰고 고집부리는 아기 키우는 육아 고충

by 단신부인

일반인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면 어느 정도는 해소가 되는데,

우리집에서 진상부리는 악성 민원인, 아기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전공으로 공부한 아동발달 지식과 현실에서 맞닥뜨린 육아 현장의 괴리가 너무나 크다.

안자겠다는 아기를 어르고 달래, 오늘도 겨우 첫번째 낮잠을 재웠다.


떼 쓰면 다냐?!



단언컨대,

마트에서 "이거 사줘"라고 울고불고 바닥에 대자(大)로 누워 떼쓰는 아이 일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판타지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종종 보는 TV나 미디어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니라

바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올 줄 모르고 말이다.


일체 그런 짓은 가르쳐준 적이 없거니와,

심지어 미디어 노출을 애초부터 포기하고 감행함에 있어서도 그런 장면을 보여준 일이 없거늘

돌 지나고부터 미숙하게나마 자기 의지, 감정이 생겨나더니

조금만 수틀리면 머리를 쾅! 하고 누워서 온몸으로 오만 생떼를 다 쓰는 것이다.

어쩌면 유전자(?)에 떼쓰기 스킬이 자동 탑재돼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게 아니면 어째 한결같이 다 모습이 대동소이할까?


우리집 거실 바닥이야 시공매트를 쫙 깔아놔서 푹신하니 괜찮다만,

대부분의 바닥은 딱딱해서 머리를 다칠 수 있는데 걱정이다.

실제로 쾅! 하고 매트가 안 깔려있는데 떼를 쓰려다가 되려 아프다고 엉엉 울면서 달려온 적이 많다.


실로 불나방과 다를 바 없다.

어른이 보기엔 다칠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인데,

1도 고려치 않고 본능대로 질주한다.


우리 아기는 제1반항기


잘 먹는 줄로만 알았던 우리 아기.

분유만 먹던 돌 이전 시기에는 그래도 이유식에 간 하나 안 돼 있대도 넙죽~ 하고 잘 받아먹었는데,

잘 먹는 아이라며 걱정 하나도 안 했는데,

돌 지나고, 만 15개월이 지나면서 찾아온 극심한 밥태기로 인해 3끼 반찬 유아식의 여실히 무너졌다.

한 끼라도 100g 정도 먹어주면 감지덕지다.


친정 엄마가 지나가는 소리로 하던,

"맛이 없어서 그러지~" 라는 말이 어찌나 서운하던지!

삐뽀삐뽀119 채널에서도 두 돌 전까지 간은 최소화하거나 안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여러 가지 관점과 영양을 고려해 없는 실력 바닥까지 짜내서,

독박육아 현장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고안해 만든 우리집 파인다이닝 코스 요리(?)를 선보일라치면

기대가 무색하게도 숟가락부터 내팽겨친다.


"아이야~!(=아니야!)"


어설픈 유아어로 내뱉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

그리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먹기 싫다고 하는 비언어적 표현.


인간은 까까만 먹고 살 수 없는 존재인데,

뽀로로 음료만 먹고 살 수는 없는 존재인데!

먹고 싶은 것만 먹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없는 존재인데!

한치 앞도 모르는 네깟게 무어라고 벌써부터 맘대로만 하고 싶은 것이냐!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과자를 먹으면 배가 부르지 않으니 계속 찾게된다.

단것만 먹게되면 자꾸만 더 달고 자극적인 것만 먹고 싶어진다.

당연히 나도 살아오면서 먹어왔는데 그게 몸에 안 좋을 걸 누가 모를까?!

어려서부터 버릇들까봐

알면서도 주지 않으려고 하는 내 노력과 역행하게 아기는 자꾸만 몽니를 부린다.


제1반항기의 시대, 우리 아기가 제일 의존하는 나와

우리집 1짱 아기의 기싸움은 그렇게 매일, 수시로 발생한다.


어르고 달래는 수준에서 말을 잘 들으면 모르겠으나,

첨부터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고 소리지르는 순간 차오르는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제로백 분노


어느 정도 말문이 트이기 전까지,

지능이 좀 높은 편에 속하는 짐승을 키우는 건지, 인간 아이를 키우는 건지 감이 안 올 때가 있다.


육아를 하면서 서서히 머리 끝이 차오르는 그라데이션 분노 보다는

0에서 시속 100km로 순식간에 치솟는 제로백 분노가 치민다.

걸음마 떼고 어느 정도 뛰기 시작하면서 사고치는 스케일이 더 커졌다.


수시로 어디로든 올라가는 건 좋은데,

가만히 있는 소파 정도야 나쁘지 않지만 그 윗칸으로 자꾸 올라가려고 하고,

침대에 올라가서 얌전히 누워 있는 건 좋은데

뒹굴뒹굴 높이 재지 않고 뒹굴거리며 놀다가 떨어져 머리 부딪혀 울고,

엄마 화장실 가면 자꾸만 따라와서 들어오려고 하고...


그나마 아기 안전울타리로 막아둔 곳은 그나마 안심이건만...

대체 어디까지 막아둬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힌다.

우리 아이 아비되는 자는 평소 성품이 선하고 유순하여 큰 소리를 잘 내지 않는 편이나,

생떼가 오죽했으면 그이까지 종종 소리치게 만든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를 집안에 들여 키운다고 생각하면(?) 맘이 좀 편하려나.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언젠가 독립하여 내 곁을 떠날 아이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고, 뇌에 뿌리깊게 탑재시키고 싶은 건

'안되는 건 안된다는 걸 알고 안 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불보듯 뻔하고 다칠 위험이 커서 하지 않는 것,

안온한 사회 & 교우생활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상규 & 도덕에 위반되는 행동들 말이다.

아마 성인이 되기 전에는 주로 다치거나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을 주로 막게 되겠지.


뭐든 안된다고,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을 네가 알까.

알 턱이 없지.

지금은 그저 자기를 미워해서, 뭐라고 하고 혼내킨다는 뉘앙스 정도만 이해하겠지.




부모가 되면 부모를 이해하게된다는 말을 듣고 자랐는데,

진짜 부모가 되니까 이 말에 십분 공감하게 됐다.

나도 엄마 아빠 속을 무진장 많이 썩였겠지.

새삼 죄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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