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걸렸다! 코로나19

엄마, 아기의 첫 코로나19 투병기

by 단신부인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팬데믹으로 모두가 걸려서 고생할 때조차 피해갔는데,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까 약조차 함부로 쓰지 못한다던 임신기 때도 무사히 넘겼는데,

남편이 걸려서 한참 고생했을 때도 내 문제는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슈퍼 유전자가 아니냐며 자화자찬을 하며 방심하고 있었는데!


이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진정 지구의 모든 인간들이 다 한 번씩은 걸려야 끝날 것인가.


얼마 전 나도 걸려버렸다.

졸지에 아기한테까지 옮겨서 호되게 고생했다.


코로나19 진단


4월 말 즈음, 몸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저 독박육아로 나날이 지쳐가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탓에,

요즘 날씨가 청기백기도 아니고 패딩 넣어! 패딩 꺼내! 긴팔 넣어! 긴팔 꺼내! 하며 일교차가 큰 탓에,

감기 증상이 좀 있는 거겠지 싶었다.


10~3월, 독감 대유행철에는 마스크를 곧잘 쓰고 다녔는데, 어느 순간 해이해졌다.

날이 좀 선선하게 풀렸다고 방심한 것이 잘못이 아니었을까 싶다.

요즘 집-마트-어쩌다 한 번씩 교외 나들이 정도 밖에 다니지 않고 사람도 잘 만나지 않기에

설마 내가 걸리겠어? 싶었는데.


기운이 빠지고 몸살 기운이 좀 느껴지며 열이 오르는 느낌이 들어

그제사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던 걸까.

급히 집에 있던 약국 감기약을 먹고도 다음날 열이 좀 나는 것 같고 어지럽길래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세상에 열이 38.8도라니... 오랜만에 겪어보는 고열이었다.


의사가 독감 또는 코로나19 PCR 검사를 권했으나,

설마 코로나는 아니겠지- 하면서 독감 검사를 받은 결과는 음성.

그래서 그냥 몸살인가보다~ 싶었으나,

그래도 집에서 자가진단 키트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의사 말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


한 번 해보기나 할까?! 하고 시도한 결과.... 금세 선명해진 두 줄!

임신테스트기 두 줄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키트 두 줄...


아! 결국엔 나도 피해갈 수 없었구나!



나만 조심하면 될 줄 알았지!


남편, 아기와는 진즉부터 분리수면 중이었고,

화장실이 2곳이라 안방은 내가 사용하고 거실쪽 공용욕실은 남편, 아이가 쓰기로 했다.

돌 전 아기한테 마스크 씌우긴 어렵지 싶어 우리 둘 다 쓰고 다녔고,

매일 수시로 환기했고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남편이 주로 아이를 돌봤다.


그러나 결국 아기도 걸려버렸다.

내가 발병한 지 약 이틀 후, 오전부터 아이에게 느껴지는 미열.

체온계로 측정해보니 대략 38도 이상!

긴급하게 집에 있는 약국 해열제로 2타임 정도 복용시켜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급하게 찾아간 소아과.

타이레놀 계열 해열제 2종, 진해거담제 및 항생제를 잔뜩 받아왔다.

열 떨어질 때까지 2시간 마다 교차복용을 권고 받았고 먹이고 나서 37도 이하로 열이 떨어지길래 재웠는데...

새벽에 사달이 났다.


새벽 5시쯤 엉엉 울면서 깨는 아이.

우는 목소리가 영 이상해서 졸린 눈 부비고 가보니 몸이 불덩이였다.


아가야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아파서 잘못했어...


급하게 체온계로 측정해보니 39.1도... 체온계 역시 붉은 색으로 고열임을 표기하고 있었다.

순간 고장났나? 싶었다가도 이미 이마, 등허리, 목에서 느껴지는 열감에서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기는 울고, 판단력은 일순간 당황하여 정지했고, 남편도 허둥지둥 어쩔 줄을 몰랐다.


일단 우는 것부터 달래줘야 했다.

당황하고 아프니까 아빠한테 안겨서는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길래

결국엔 우리 집 주양육자인 내가 아픈 몸으로 아이를 안고 토닥였다.

자기 전 미리 준비해 둔 해열제를 먹이고 수시로 열 체크해가면서 2시간 마다 먹였다.

열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 마스크 쓰고 아기 옆에서 안심시켜줬다.

그래도 아침까지 계속 열이 올랐다가 내리기를 반복했다.


결국 남편은 다음 날 재택근무를 신청했다.


영유아 접종 때도 접종열 하나 없이 건강했는데,

코로나19로 이렇게까지 열이 심하게 오를 줄이야.

그래도 다행인 건 기침, 가래 같은 증상은 거의 없었다는 점,

식욕도 있고 옆에서 달래주면 아픔에도 불구하고 잘 논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회복이 좀 더 빨랐나보다.


유난히 치댔던 점만 제외하면 반나절 만에 완벽하게 정상체온 궤도로 회복했다.

대략 일주일 정도 지난 지금은 완전히 쌩쌩해졌고,

나랑 남편도 이번 어린이날 연휴는 어디 멀리 여행가기는 커녕 거의 집콕 모드로 휴양과 힐링을 해야만 했다.


이제 나도 조심해야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님을 알았다.

여전히 코로나19는 암암리에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사람 많은 곳에 갈 땐 마스크 꼭 쓰고, 평소에 영양제 좀 챙겨 먹고,

집 안에도 감기약, 해열제 보충해두고 따뜻한 물 많이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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