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생리 불순이 찾아왔다

월경에 대해 몰랐던 이야기

by 단신부인

학창시절에 배웠던 성교육과 실제 삶에서 필요한 내용엔 확실히 간극이 있었다.

다른 분야도 있지만 '생리(정혈 또는 월경)'에 대한 부분도 그러하다.

직접 겪기 전에는 다분히 상식적으로 그러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그래서 경험자의 입장에서, 출산 후 겪을 수 있는 과정 등을 공유해보려 한다.



모유 수유가 꼭 생리를 늦추는 건 아니다


요즘은 아이 낳고 첨부터 완분(완전 분유) 수유로 진행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런 경우에는 출산 후 약 6주~8주 이내 첫 생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한다.

모유 수유를 하면 개인에 따라 18개월까지도 미뤄질 순 있다는데,

모유를 먹이더라도 생리를 하고 임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여차하면 피임에 신경 쓰는 게 좋다.


본인의 경우 출산 후 약 1달 반 정도만 모유 수유 하고 바로 단유를 했는데,

생후 6개월이 됐는데도 자연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결국에 하긴 했지만 의료적 도움 없이는 어려웠다.


오로와 생리가 같이 나올 수도 있다


본인의 경우엔 제왕절개 후 병원 입원기간 5일, 산후조리원에 입소해있던 14일 기간 중 오로가 대부분 빠져 퇴소 후 집에 왔을 땐 일반 패드로 며칠간 잔여물만 받아내고 끝냈는데 내 친구의 경우엔 아니었다.


제왕절개 후 일주일 뒤 산부인과를 내원해서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는데,

대개 이 때 오로가 잘 빠지고 있는지 경과를 본다.

한데, 내 친구는 집에 귀가해서도 오로가 계속 나온다고 하고, 피고임이 비쳐 약을 먹어야 했으며,

얼마 뒤 생리도 같이 시작했다고 한다.


첫 생리량에 놀라지 말라


무사히 단유하고 생후 6~7개월차에 시간을 내어 종합검진을 받았다.

모유 수유 전, 후의 유선 조직 구조가 달라졌기에 유방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

이 때 자궁경부암 및 초음파 검사도 같이 받았는데,

내벽이 충분히 두꺼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안 한다고 하니 전문의가 약을 처방해주었다.


20대 때도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으로 생리불순이 있었고 그 당시에는 호르몬제 주사로 생리 유도를 했다.

그 당시 가격으로도 비급여라 4~5만원대로 비싼 편이었는데,

생리 불순에 먹는 약도 있는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그걸로 달라고 할 걸 그랬다.


5일치 약을 다 먹고 평소처럼 정혈용품을 준비했는데, 이게 웬 걸!

첨에는 오로를 다시 하는 줄 알았다. 그만큼 양이 늘고, 자주 배출하게 되었다.


심지어 탐폰, 오버나이트가 모자라서 익일배송으로 추가 주문 해야만 했다.

출산 전에는 탐폰 R사이즈(중간) 10개만 있어도 2일은 거뜬하게 났는데,

산후에는 S사이즈(대용량)으로도 모자라서 2시간만 돼도 속옷까지 흥건하게 적실 정도로 나왔다.

팬티라이너가 아니라 소형 생리대를 덧대고 있어야 할 정도로.


교체 횟수도, 피가 나오는 날도 2배는 되었다.

아이까지 키우면서 매번 때 될 때마다 갈아야 하니 힘들었고,

찝찝하게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는 여지없이 생리혈이 탐폰을 뚫고 새서 피바다가 돼 있었다.


나만 그런가? 싶어서 맘카페를 찾아보니 비슷한 경험자가 수두룩했다.

이후, 3번 정도 생리를 더 했는데 그 때도 양이 많았다.


추측하건대, 임신 과정에서 피를 많이 축적한 경험을 산후의 몸이 기억해서 그런 건 아닌가 싶다.


생리가 멈추지 않아요


내가 겪은 건 이 뿐만이 아니었다.

한 번은 찝찝하게 팬티라이너에 계속 부정출혈이 묻어나는 날이 지속됐다.

착용을 안 하기에는 피가 많이 나오는 것 같고, 그렇다고 착용하자니 애매한 양이었다.

참고 참다가 결국 2주째 되는 날 산부인과에 방문해서 초음파 검진을 받았는데...


"내벽이 여전히 두꺼운데요?"


그만큼 피를 쏟았으면 얇아질 법도 한데, 아직도 더 나올 피가 남았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보통 생리 직후 두께는 2~4mm 정도고, 생리 직전에는 7~16mm 정도 된다고 하는데,

본인의 내벽 두께는 11mm 정도였다.

사실상 생리를 안 했다고 봐도 될 수준인 셈!


전문의가 내린 처방인 즉슨,

본래 21일간 매일 1알씩 먹는 피임약을 하루 3알씩, 일정한 간격으로 아침 저녁을 나누어 먹는 거였다.

그래도 1주일 내로 피가 멈추지 않으면 그 때는 수면마취 후 자궁내막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행히 먹기 시작한 당일부터 부정출혈이 멈췄다.

피임약의 기전이 잘 발휘되었는지 먹는 동안은 피가 나오지 않았고,

다 먹고 일주일 뒤 제대로 된 생리가 시작되었는데...


이 역시 피바다를 방불케했다.

양이 많은 둘째 날에는 1시간에 1개씩 탐폰을 교체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고,

밤에도 피 흐르는 느낌이 나 팬티형 오버나이트도 한 번 이상은 갈아야 해서 잠들기 어려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일반용이 아니라, 산모팬티를 사둘 걸 그랬다.




출산은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다.

한데, 출산까지만 생각하고 그 이후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산후도 쉽지 않은 듯 하다.


산후 건강상태에 대해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혹시라도 몸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경우 빠른 내원을 통해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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