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빈번한 쾌변이 날 괴롭혀

똥쟁이 아가, 돌아기가 되다

by 단신부인

3.5kg에 불과한 신생아였던 아이가 어느새 첫 돌을 지나버렸다.

입만 뻥끗대며 20시간 이상 자던 시절,

작디 작아서 기저귀 하나 제대로 못 갈고 허둥댔던 지난 날.

그러나 거듭되고 반복된 경험은 결국 숙련자를 만든다 했던가!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보면,

초반부에 전투력이라곤 1도 없던 톰크루즈가 전투 과정 중 죽고 되살아나는 과정을 반복하며

후반부에는 전투 마스터이자 영웅으로 거듭나는데,

이와 비슷하게 나는 우리 아기 똥치우는 장인이 된 듯 하다.


이제는 10kg에 육박하며 엄마 아빠도 못 알아보고(?) 거침없이 발길질 해대는 통에 더욱 힘겨워졌지만,

신생아 시절, 기저귀도 거꾸로 착용시켰던 나의 흑역사는 이제 안녕!


어떤 아기는 분유도 잘 안 먹어서 거부하려고 하고,

이유식도 거부해서 부모님을 피말리게 한다던데,

다행히 우리 아이는 먹는 것 하나 만큼은 기깔나게 좋아한다.

오죽하면 '엄마'라는 단어보다 '맘마'라는 단어를 더 빨리 깨우쳤을까!


한데, Input이 있으면 꼭 Output이 있는 법이다.

잘 먹는 건 좋은데,

한 번 화장실 가면 함흥차사나 다름없는 변비쟁이 아빠를 안 닮은 건 좋은데,

종종 하루에 6번씩 똥을 갈기는 건 좀 너무하지 않니?


내가 붙인 울 아이 별명 하나, '실외 배변 전문가'

특정 문화센터가 그녀의 똥맛집인건지 갈 때마다 차에서 끙차! 하는 것이다.

며칠 전엔 편도 1시간 운전해서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주차장에서 풍겨오는 고약한 냄새.

집들이고 뭐고 인사하자마자 친구네 아기 비데로 직행했던 아찔한 경험이 있다.


좀 더 어렸던 월령 때는 힘 주는 소리가 들리곤 해서 아! 갈아줘야겠구나! 하는 타이밍을 알았는데,

이제는 냄새로 확인해야 한다.

타이밍을 놓쳤다가 앉고 네발로 기고, 다시 앉고, 서고, 물건 잡고 한참 걷고 나서 발견하면

똥이 생식기 주변 온 사방에 거미줄처럼 뻗쳐있는 대참사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아기한테는 필히 샘방지 & 흡수력이 뛰어난 기저귀를 착용시켜야만 한다.


분유가 아닌 고형식을 먹게 되는 이유식 시기가 오면 똥도 되직해지며 양도 많아지고,

먹는 음식에 따라 고약한 냄새까지 풍길 수 있게 되는데,

가끔 기저귀 제품에 따라 냄새까지 클로킹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러나 하루에 10번 이상 기저귀를 교체해 본 전적이 수두룩한 바,

이제는 흔들리는 공기 흐름 속에서 네 똥향기가 느껴지는 거야.

어쩌다 내 코가 개코가 됐을까.

그것도 우리 아이 똥냄새 한정으로... 이것도 혹시 The love...?

어쩌면 프로 독박육아러의 특화 스킬이라고 봐야 하나 싶다.

솔직히 남편은 콧구멍이 뚫려있는데도 잘 못 맡는다.

그도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아이를 돌보았다면 체득했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니 제발, 내 남편 좀 일찍 퇴근시켜줘, 망할 야근쟁이 회사 같으니라고!

소변 기저귀야 갈아주는 게 어렵지 않은데,

대변 기저귀는 반드시 물로 씻겨주는 과정을 거쳐야 하니 힘들다고!


오늘 하루만 4번 쌌는데, 내일은 외출하니까 부디 집에서 싸고 나갈 수 있기를!

장마철이라 비오니까 실외 배변 하지 않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층간소음?! 층내소음도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