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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글을 쓰는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by 단신부인

본디 나는 형이상학적이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표현을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실천이나 방법론이 빠진, 자기계발서를 보거나 구매하지 않는 편이다.

학창시절이나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역사'공부를 할 때도

이(利)와 기(氣)를 두고 인간의 본성을 논한 성리학보다 조선 후기에 발전한 '실학'이 더 끌렸다.

다분히 현실적이고, 생업에 도움이 되며, 본질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가깝게 느껴졌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브런치 작가로 등단하기 전까진 진정으로 '나를 위한, 나에 대한 글'을 써 본 적이 별로 없다.

대학원 시절엔 빠른 학위 취득을 위해 졸업 논문작성에 몰입했고,

연구기관 재직 시절엔 따르는 박사님 휘하에서 자료 수집, 분석, 검토 위주였으며,

대학원 졸업 후엔 침소봉대(針小棒大)의 마음으로 작은 성과를 이력서에 크게 담고자 노력했다.

회사에서는 업무 보고서를 써야했으므로 그 어디에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담겨 있다고 보긴 어렵다.


어느새 작가가 된 지도 꽤 몇 년이 지났고, 그 기간 중 브런치스토리 내에서 발간한 책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절필하듯 펜을 놓아버렸고 글을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한 거대한 회의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이걸 써야하나? 써도 되는가?라면서 막연해지기도 했다.

육아로 바빠 죽겠는데, 돈도 안 되는 글을 계속 써도 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뭘 좋아하지? 무엇을 하고 싶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뭐라도 표현하고 밖으로 분출하고 싶었다.

완벽한 문장에 집착하지 말고, 나의 생각을 담되,

그게 나에게도 남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글이라면 어떨까 싶었다.

다 떠나서, 그저 글을 쓰고 싶어졌다. 몹시도...


유려한 문장, 세심한 표현력, 묘사를 담지 못하더라도

올해에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 고민, 경험을 담은 주제를 묶어 실용서를 내 봐야겠다.

그러니 당장은 현재 내 삶에 가장 가깝고 당면한 '육아'부터 실타래를 풀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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