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부터 생후 6개월까지
'돌봄노동(Care work)'이라는 말은 너무나 함축적이고 많은 것을 품고 있다.
언뜻 들어서는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각 가정의 환경에 따라 노동의 구체적 과업 양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가족 구성원 중 장애인이 있거나, 노인이 있거나 혹은 본인의 경우처럼 아기를 양육 중인 경우에 각기 필요한 작업에 차이가 존재한다.
평일 기준, 하루에 12시간 이상 2024년 6월생 아기를 돌보고 있는데
어째 내 눈에만 보이고 남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과업 인식의 차이를 여실히 느꼈다.
따라서, 자칭 독박육아 전문가로서(?) 남편이 잘 이해하고 스스로 할 수 있게 매뉴얼을 제작하려고 한다.
청소, 수유, 위생관리, 외출 등 다양한 분야 중에서 이번 글에서는 먼저, '청소'를 중점적으로 다뤄보겠다.
주요 과업 일람표
1. 세탁과 건조
2. 기저귀 휴지통 비우기
3. 목욕 및 용품 관리
4. 베이비룸, 아기방 케어
참고로 아주 기본적인 내용만 담고자 했다.
이 외에 일반적으로 창틀 닦기, 분리수거 등 가정 내에서 해야하는 청소는 별도다.
또한, 1~4번 관련 자세한 내용은 추후 세부적으로 글을 쓸 예정이며,
젖병관리, 소독을 포함한 수유 분야 등은 다른 편에 쓰려고 한다.
세탁과 건조
핵심체크
1. 아기 세탁세제, 섬유유연제로 온 가족 빨래를 다 돌리면 효율적
2. 제품 효능은 비슷하므로 각 가정 취향에 따라 고를 것
3. 자연건조 원칙이나 필요 시 손수건 제외 후 나머지를 세탁망에 넣고 건조기 작동 가능
어째 '육아용품' 이라는 말만 붙여 검색을 하면 대부분의 제품들의 값이 10%는 비싸진 듯한 느낌이 든다.
아기 옷 등에 두루 쓰는 세탁세제, 섬유유연제만 해도 그렇다.
보통 비건인증, 독일 피부과학연구소 테스트 엑셀런트(Excellent) 검증 등을 받거나,
그 밖의 피부자극 관련 인체 시험을 거친 경우가 많다.
향 역시 무향인 것부터 브리즈가든, 라벤더 등 향기가 나는 섬유유연제들도 존재하며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꼭 무향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체력, 시간이 넉넉하다면 어른 빨래, 아기 빨래를 나눠서 할 수도 있겠지만
효율을 위해서는 그냥 모든 가정 내 빨랫감을 아기세제, 섬유유연제로 돌리는 것을 권한다.
현재 월령 6개월 말이 된 아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주 2~3회 세탁기를 돌리고 있으며,
옷감 구김, 손상 방지를 위해 자연건조를 원칙으로 하되,
가족친지 장기 방문 등으로 빨랫감이 너무 많은 경우 손수건을 제외한 나머지를 건조기에 넣고 돌릴 수 있다.
기저귀 휴지통 비우기
핵심체크
1. 27L 정도의 밀폐력 좋은 기저귀 전용 쓰레기통 고르기
2. 비닐봉투 내장형으로 사면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할 때 편리함
3. 자동개폐, 페달방식 여부는 각 가정 취향에 따라 선택
신생아 때는 하루에 약 10~15회 정도 교체가 필요하고,
발진 우려 등 유독 피부가 예민한 아기의 경우 2시간 마다 갈아주기도 한다.
이유식 시작 이전엔 설사와 비슷한 농도의 묽은 변을 보기 때문에 재빨리 발견하고 교체해줘야한다.
배변기 훈련을 마친 유아는 어른처럼 변기에 앉아 대소변을 볼 수 있는데 반해,
아직 어린 영아는 혼자 용변을 가릴 수 없고, 변기에 기저귀를 넣어 버리면 막히기 때문에 휴지통을 써야한다.
하루에도 횟수가 여러 차례 생길 수 있어 이왕이면 27L 정도 수용력이 있는 쓰레기통 구매를 권장한다.
그러면 매일 비우지 않고 주 1~2회 정도 확인했다가 비울 수 있게 된다.
참고로 사랑스러운 아기 똥에선 절대로 향긋한 냄새가 나지 않으며,
요플레가 한 달은 족히 썩은 듯한 악취가 올라오니 밀폐력이 좋은 제품으로 고르는 것이 좋겠다.
또한, 비닐봉투가 내장돼 있는 것으로 고르면 비울 때마다 내부에 배설물 등이 묻지 않을 수 있어 편하다.
자동개폐 또는 페달 방식이 있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으므로 선택 사항이다.
목욕 및 용품 관리
핵심체크
1. 신생아 시기부터는 씻김용, 헹굼용 욕조를 각각 구비하되 중고여도 충분함
2. 샤워의자, 샤워핸들은 아기가 허리, 다리, 목을 잘 가눌 수 있는 배밀이 시기 이후를 권장
3. 목욕용품은 주 1회 이상 전용 세정제, 솔로 닦아 완전히 말린 후 쓸 것
4. 목욕 장소에 따라 청소, 관리 방법 상이
구비, 관리가 필요한 용품으로는 욕조, 샴푸 및 바디워시 또는 탑투토워시, 욕조세정제, 청소솔을 들 수 있다.
조리원에서 아기 목욕하는 법을 교육받을 수 있는데, 보통은 2개의 욕조를 필요로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나는 씻김용, 나머지는 헹굼용인데,
전자는 세안용품을 묻혀 몸에 묻은 두피 각질, 신생아 태지 등 오염원을 말끔히 닦아주는 것이고,
후자는 말 그대로 잔여 거품 등이 남지 않고 개운하도록 헹구는 용도로 쓴다.
미니 대야 2개가 비용 측면에서는 1만원 이내로 효율적이나 손목, 허리 건강 측면에서는 권하지 않는다.
특히, 임신기간부터 출산 직후까지 호르몬 분비로 근육이 약해진 엄마한테 무리를 줄 수 있다.
따라서 등받이가 있고 내부에 미끄럼 방지용 실리콘 처리가 돼 있는 제품 사용을 권한다.
중고로 깨끗하게 나온 제품이 꽤 많으니 꼭 새상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샤워기 거치가 가능하거나, 적정 물온도 측정이 가능한 제품들도 있다.
스탠드형, 등받이 대야형, 욕조형, 물빠짐형 등이 있는데 허리가 불편한 경우 첫번째 제품를 권한다.
아기가 어느정도 허리, 다리,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 욕조에서 발버둥을 칠 수 있다.
그 때는 제품을 바꿔주는 것을 권하는데 이 시기 상당수가 샤워의자 또는 샤워핸들을 사용하곤 한다.
비싼 새제품은 6만원 대인데 반해 중고는 1만원대 초반에도 구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목욕 주기는 최소 3회 이상이 될 수 있으며, 날씨가 너무 추울 때 또는 접종 당일에는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용품에 대한 세척도 필요한데 대개 주1회 정도 아기 전용 욕조세정제, 솔로 닦아 관리하면 된다.
한편, 아기를 욕실에서 목욕시킬 수 없거나 양육자 선택에 따라 세면대, 거실 등에서 씻길 수도 있는데
이에 따라 청소 영역,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베이비룸, 아기방 케어
핵심체크
1. 배밀이 시기엔 베이비룸 또는 아기 울타리 설치 권장
2. 매트는 청소가 용이한 것을 고르되, 종류는 선택사항이며 비용은 천차만별임
3. 스틱형 무선청소기, 미니 청소기, 물티슈(또는 소독티슈), 물걸레 청소기가 필요함
* 단, 다기능 스틱형인 경우 먼지흡입, 물걸레용을 각기 별도로 구비하지 않아도 충분
4. 전체 청소는 매일 1회, 주사용 공간은 수시로 필요하지만 각 가정 상황에 따라 선택적 운영 가능
5. 아기 토사물, 용변이 바닥에 새는 경우 발견 즉시 물티슈로 제거
터미타임만 겨우 할 수 있던 시기는 금방 졸업하고 어느새 훌쩍 성장해버린 아기를 만나게 된다.
뒤집기, 되집기까지 성공하면 배밀이까지는 금방인데 이제부터가 중요한다.
활동성과 이동력을 확보한 아이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 있고,
위험 요소에 대한 인지가 없어 아무데나 활보하고 다니다가 쉽게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깨어나서 잠들 때까지 아이를 계속 지켜볼 수 없다면, 베이비룸 또는 아기 울타리 설치를 권한다.
또한, 아기가 주로 활동하는 공간이 마루바닥인 경우 뒤, 되집기 하다가 다칠 수 있으므로
사고 예방을 위해 업체시공 또는 셀프시공 퍼즐매트, 접이식 매트, 롤링매트 등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비용은 당연히 업체를 불러 시공하는 것이 가장 많이 들고 아기 주사용 공간만 놓는 게 가장 적게 든다.
이왕지사 매트를 쓸 거라면 본인한테 청소가 용이한 것을 고르는 게 관리가 편하다.
각 가정에 따라 아기방, 베이비룸은 같은 곳일 수도 있고 다른 곳일 수도 있다.
첨부터 모양을 바꿔가며 쓸 수 있는 큰 범퍼침대를 둔 경우 침대가드만 사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며,
대개 65cm 이상 되고 고정력이 튼튼하며 아기가 혼자서 풀 수 없는 잠금장치가 돼 있는 것이 안전하다.
참고로 본인은 아기방, 베이비룸이 별도라 각기 따로 청소를 해야 한다.
배냇머리 빠짐, 양육자의 머리카락, 분유토 또는 분수토, 무심코 새버린 용변, 이유식 또는 간식 먹이고 남은 부스러기 등 오염물질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 먼지 제거는 가급적 매일 할 것을 권한다.
필요한 물품으로는 스틱형 무선청소기, 미니 먼지청소기, 물티슈, 스팀 또는 물걸레 청소기 등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세탁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한다.
본인의 경우 하루에 1번 이상 스틱형으로 베이비룸, 아기방 포함 전체 집안을 청소하고,
한 달에 1번 물걸레 청소기를 돌리며, 머리카락, 이유식 잔해물은 미니 청소기로 수시로 돌린다.
격무가 심한 맞벌이 가정엔 권하지 않는 방식으로 평일엔 육안으로 오염이 보이지 않게 관리해도 충분하다.
물기가 있는 분유토 등 토사물은 양이 적을 땐 소독티슈 또는 일반 물티슈로 닦으면 되는데,
보통 6개월 이전 아기는 모유 또는 분유를 먹으므로 발견 즉시 닦아줘야 냄새도 덜 배고 벌레도 덜 꼬인다.
지금까지 아기 돌봄노동 관련 청소학개론이었다.
다음 연재 글에서는 각 영역별로 용품 비용, 사용 예시 및 방법 등 세부적인 경험담으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