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써도 괜찮아, 100살까지 글쓰기 프로젝트 3화입니다.
삼각형을 닮은 뾰족한 천장의 창을 통해
한줄기 빛 사이로
조각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소녀는 줄을 잡고 있는 양손에 힘을 주어
몸 쪽으로 끌어당기고 다리를
앞 쪽으로 쭉 뻗어 나란히 했다.
발가락을 하늘로 향한 채
힘을 잔뜩 주었다가
뒤로 무릎을 구부리며 힘차게
다리를 굴렀다.
뾰족한 삼각형을 닮은 창 속의 조각구름이
잡힐 듯 잡힐 듯 멀어졌다.
소녀는 이곳이 피라미드
속 같다고 생각했다.
앞 쪽에 동그란
밤색 체크무늬 단추가 다섯 개 달린
빨간 스웨터의 주머니에
양손을 동그랗게 탁구공처럼
만든 후에 집어넣었다.
어깨가 아빠의 회색 양복의
각 잡힌 어깨처럼
하늘로 불쑥 솟구쳤다.
소녀는 자신이 깡통 로봇처럼
온몸이 은빛으로
빛날 거라고 생각했다.
몇 마리 남아있던 오리들도
어느 날 아빠를 따라 나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빠는 오리가 몇 마리 남지
않았을 무렵 삼각형을 닮은
뾰족 창 아래로 서까래에
그네 줄을 달아 주셨다.
소녀는 오리가 보고 싶을 때면
그네에 몸을 실었다.
소녀가 힘차게 발을 굴러
뾰족 창 속의 조각구름과
가까워지면 오리들은
소녀의 발치께로
모여들었다가
소녀가 오리와 가까워질 때쯤이면
구석으로 뒤뚱거리며
모두 흩어졌다.
소녀와 오리들이 노는 방식이었다.
꼭 그래야만 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찌 됐든 그랬다.
빨간 스웨터 오른쪽 주머니
구석 안쪽에서 실밥 사이에
숨어있던 오리 모이가
만져졌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끄집어냈다.
왼쪽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다섯 알갱이의 모이.
소녀는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을 골라
입에 넣었다.
이맛살을 찌푸리며 뱉어냈다.
이게 무슨 맛이람...
소녀는 주방 창가에 놓여있는
꿀병을 떠올렸다.
날씬한 샴페인병을 닮은 꿀병과
넓은 주둥이가 매력적인 투박하게
생긴 큼지막한 꿀병 두 개가
햇살과 어둠을 벗 삼아
창가를 지켰다.
그중 주둥이가 큼지막해서
매력적인 큰 병의 꿀이 소녀는 좋았다.
하얗게 설탕을 닮은 꿀을
커다란 숟가락으로 퍼 먹는 기쁨이 있었다.
물론 어른들이 안 계실 때라는
전제하에서의 기쁨이었다.
소녀는 오리들이 들려주었던
세상 사는 이야기들이
그리울 때면
설탕을 닮은
꿀을 퍼 먹었다.
그러면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빨간 스웨터를 입은 소녀는
숟가락 가득 설탕을
닮은 꿀을 떠서
입안 가득 밀어 넣으며
생각했다.
오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어느 날
오리들이 들려줄
새로운 세상
이야기들이
몹시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