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점점 더 바빠지는가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의 책을 보면 농업을 시작한 것이 인류의 고통의 시작이라는 내용이 있다.
농업을 시작하고 논밭이 생기고 정착을 하면서 가축을 키우고 지켜야 할 것이 늘어나, 그것들을 지키고 늘리기 위한 인간의 고통이 시작되었다는 것.
일상이 바쁘고 힘들면 이 내용이 문득문득 떠오르면
"그냥 수렵사회로 남았으면 좋았을 걸.." 하고 한숨 쉰다.
하루 두세 시간만 사냥하고, 나머지 시간은 나무 그늘 아래서 노래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낮잠을 자는 삶.
그렇게 살아도 아무도 나를 게으르다 하지 않았을 삶.
요즘세상은 또 그냥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스마트해야 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손만 뻗으면 너무 많이 도구가 널려있어 못하겠다 안 하겠다는 핑계조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반년 전까진 10시간 걸려 조사해야 하는 걸 오늘은 DeepResearch를 사용해 10분이면 리포트까지 내어놓는다. (물론 아직까진 그중 쓸만한 내용은 10% 정도이지만)
그럼 그 9시간 50분을 나를 위해 써야 하는데, 우린 또 다른 생산을 위해 발버둥 쳐야 한다.
우리는 무엇에 쫓기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그 미래는 무엇일까.
요즘은 여행도,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한 '릴스'의 재료가 되고,
맛집에서의 식사조차 리뷰를 위한 ‘콘텐츠 시간’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활용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무능하게 느껴진다. 그저 아무 의도 없이,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던 나, 그리고 그런 세상이 너무도 그리운 요즘이다.
P.S.
4살짜리 둘째는 뭘 하든 유튜버 흉내로 놀이를 시작한다.
"Guys~ today I would like to~"
이건 대체 어떻게 방향을 틀어줘야 할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상 속에서 ‘쫓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