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단 하루의 나의 기념일은?

나의 기념일로 꼽고 싶은 날

by 아누코난

타로를 배우고 난 후 타로와 글쓰기를 하면서 웬만한 질문에는 그래도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내가 기념하고 싶은 기념일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이네요.


일 년 중에 단 하루의 나만을 위한 기념일은 생각이 나지 않아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정도 챙긴 것 같네요. 가까운 사람들의 생일을 신경써야 하는데 그것도 애써 챙기기가 쉽지는 않죠.

케이크 사서 촛불켜고, 술 한잔하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었고, 더욱이 나만을 위한 것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나만을 위한 기념일을 생각해보니 나만이 경험한 것,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딱 한 번. 아이를 낳던 날이 생각나네요. 8월 5일이에요.

우리 아이의 생일이죠. 아이한테 생일은 주어진 게 맞지만 나에게 있어 그날은 난생처음 두려움과 고통과 불안, 시원함과 설레임과 기쁨의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고 아이가 생긴 신기한 날이죠.

나에게 나를 위한 기념일을 선정하라고 한다면 그날이에요. 아이를 품고 있었던 36주~40주도 물론 엄청난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티 내지 않고 더 열심히 일하려고 했었어요.


출산하기 5일 전까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를 갖고 아이에게 또는 나에게 배려와 축하의 인사를 많이 해주지는 못했네요. 신기하지만 기쁨이고 즐거움이고 축복받은 행운아임을 알게 되었죠.


임신과 출산도 책으로 공부를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책에서 본대로 출산이 임박했음을 인식하고 밤새 통증을 겪고, 오전 10시쯤 준비물을 챙기고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걸어서 병원에 갔어요. 죽을 것 같은 고통과 두려움, 걱정, 불안을 견딘 날이에요. 나에게 죽음과 탄생의 자연스러운 이치를 몸으로 경험한 날이죠.


이제는 아이의 생일을 위한 기념일이 아니라 죽다가 살아나듯, 삶과 죽음을 스스로 견뎌내고 이겨낸 날, 삶의 희망과 복덩이가 나에게 온 날, 해마다 8월 5일에는 나에게 대단하고 애썼다고 나만을 위한 상패를 만들고 내가 좋아하는 맛 난 것 먹고 꽃다발을 안겨주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