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퇴근하고 구두를 사러 가야지.

이직할 결심

by 쌀미

구두.

왜 하필 구두인지,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오늘 퇴근하고 구두를 사러 간다.


승진 누락이 트리거가 되어

이직을 결심한 순간,

문득 내가 신는 신발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화를 신으면

옷도 캐주얼해지고,

말도 행동도,

그리고 마인드도

그에 맞게 따라간다는 걸

그날, 이상하게도 깨달았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

운동화를 신은 내 모습과 걸맞지 않는다면

그건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원하는 그림 속의 나로.


컨설팅 업계 출신의,

소위 ‘잘 나간다’는 리더들을 떠올려보면

그들은 의외로

캐주얼함을 상징하는 신발 대신

자신의 자리에 어울리는 신발을 신는다.


편해서가 아니라,

익숙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신발에서 시작되는구나.

내가 신는 신발을 바꾸면

조금씩, 내가 바뀐다.


그래,

한번 해보기로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 구두를 신고 출근했고,

퇴근 후에는

편하고 예쁜 새 구두를 사러 갈 생각이다.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나만의 꽃신.


다만, 아직 날이 많이 춥다.


한겨울에 구두를 신어줄

이 정도 깡은 있어야

이직도 하는 거 아니겠는가.


아무튼,

나는 오늘 퇴근하고 구두를 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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