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

냐짱의 파란 바다

베트남식 횡단보도 건너기

by 스즈코

우리는 한동안 여유롭게 cccp커피에서

코코넛 커피와 망고 스무디를 먹었다

이런 여유가 낯설었지만 금방 또 적응이 되었다

점심을 먹기 전 우리는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냐짱의 바다는 베트남의 나폴리로 불리고 6km에 이르는 긴 해변이 인상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어떤 사람은 한국 바다에 비해 별로라는 했고

어떤 사람은 베트남 최고의 바다라고 칭찬이 자자하기도 해서 직접 가서 보기로 했다


바다는 도심과 정말 가까이에 있었다

우리는 아직 냐짱의 더위를 실감하지 못한 채 호기롭게 걸어가자! 라며 걷기로 했다

한 오분쯤? 걸었을까

냐짱의 한낮 더위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타들어 가는 더위였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는 인도인지 도로인지도 구분하기 어려워 걷기가 정말 힘이 들었다

오토바이로 가득한 도로의 매연은 코를 맵게 할 정도였고

얼굴이 시뻘게진 아이들은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택시를 탈까 싶었지만 또 택시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였다

엄마는 바로 앞인데 그냥 걸어가자 라며 아이들을 달래주었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15분쯤 걸었을까? 큰 도로변 반대편으로 바다가 보였다

냐짱해변은 유독 파랗고 반짝거리고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최대 난간에 부딪혔다

신호등도 없는 이 큰 도로를 어떻게 건널 것인가…

베트남의 도로는 신호등도 많지 않고 신호등이 있다 해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각오는 하고 왔다

거의 6차선으로 보이는 도로를 무단횡단 하기는 쉽지 않았다

우선 우리 넷은 손을 잡고 딱 붙었다

그리고 현지인이 건너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차나 오토바이가 안 오는 틈을 타 어느 현지인분을 따라나섰다

어느 유튜버도 베트남에서 도로를 건널 때는 뛰지 말고 멈추지 말고 천천히 걸으라 했다

엄마와 나는 아이들의 손을 꼭 붙잡고 현지인을 따라 계속 건넜다

정말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차나 오토바이들은 사람이 건너고 있어도 멈추지 않았다

솔직히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관광객들의 사고가 많아서 이제는 벌금까지 생겼다고 하던데..

그럴 거면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있던가 있으면 신호를 지키던가 신호는 *무시하면서 다니는 차들과 오토바이들 틈으로 사람이 아무리 신호를 지킨다 한들 무슨 소용 이겠는가~

6차선 도로에 횡단보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찌어찌 우리는 현지인을 따라 무사히 잘 건넜지만.. (냐짱에 있는 동안 도로 건너기는 끝까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도로를 건너니 냐짱에서 관광지로 유명한 ‘향타워’가 보였다

(‘향타워’는 베트남 전쟁 승리를 기념해 건설된 타워 라고 한다)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 모양으로 지어진 건물인데 냐짱을 찾은 여행객들의 포토 스폿으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원래는 외관이 분홍색으로 ‘핑크타워’라고 불렸으나 현재는 보수 공사를 거쳐 새하얀 외관이었다

향타워를 한 바퀴 돌아보고 우리는 해변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게 뻗은 모래사장

높고 그늘막이 되어주는 커다란 야자수들

야자수 밑으로 하얀색 파라솔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해변은 뜨거웠지만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있었다

바다에서 태닝을 하고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은 동양인 보다 서양인의 비중이 좀 더 높았다




자유로운 사람들

반짝 거리는 윤슬

바람에 휘날리는 야자수잎

파랗고 잔잔하게 출렁이는 바다

냐짱에 오기 전 내가 생각한 바다보다 더 완벽한 바다였다

우리는 야자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부드러운 모래를 만지며 놀고

바다에 발도 담가보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의 바다처럼 청량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바다는 아니었지만

야자나무와 잔잔한 파도 새하얀 모래가 이국적이며 여유로움을 풍겼다


우리는 한동안 해변에서 여유를 부리다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맛집으로 유명한 곳을 가보기로 했다

평소에 맛집을 잘 찾아다니진 않지만 이왕 여행 왔으니

유명한 맛집도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식당 이름은 ‘마담프엉’으로 베트남 가정식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워낙 웨이팅이 길기로 유명했는데 우리는 점심 먹기

애매한 시간에 갔더니 다행히 웨이팅 없이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역시나 식당엔 한국인들이 대부분 이였다 (ㅎㅎ)

베트남 스러운 느낌을 잘 살린 인테리어에 자리도 널찍하고 쾌적한 분위기였다

베트남 가정식 전문점인 만큼 쌀국수 반쎄오 월남쌈 등등 한국에서도 종종 즐겨 먹었던 메뉴들이었다

가격은 또 어찌나 저렴하던지 한국에서 먹던 값의 거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음식 하나에 4~5천 원 정도였고 제일 비싼 메뉴가 만원도 안됬으니 정말 물가천국 냐짱이었다

우리는 신이 나서 먹고 싶은 메뉴들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둘 식탁 한가득 화려하게 채워졌고

음식 냄새가 솔솔 입맛을 자극시켰다

베트남에서 먹는 진짜 베트남 가정식 음식들은 익숙한 맛이지만 분위기와 새로운 향신료맛이 더해져 좀 더 다채로움이 느껴지는 음식들이었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우린 냐짱 시내를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여름의 해는 아직 높아 길어진 하루가

유독 빠르게 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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