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제주도
나의 국내 여행지중 최애는 바로 ‘제주도‘다
사실 30대가 넘어서야 제주의 진짜 매력을 알아버렸다
30대가 되기 전에도 제주도는 몇 번 갔었지만
그땐 그냥 ‘단순한 좋음’ 이였다
비행기를 탈 수 있어서 좋고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고
국내지만 해외 느낌이 나서 좋고
그 정도..?
30대가 넘어서 다시 찾은 제주는 그놈의 코로나 덕분? 이였다
갑자기 바이러스가 유행했고 아이들은 학교도 유치원도 그 어디도 갈 수가 없었다
정말 두세 달을 집에서만 지내니 미칠 지경이었다
그때 쓴 일기에서도 난 정말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
매일매일 집에서 삼시세끼 밥을 하고 어디 나가기도 무서워서 집에만 있으니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도 갈수록 아이들에게 짜증이 늘었다
그러다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제주도를 가기로 했다
너무 지쳐있다가 떠나서일까 그때 떠난 제주도가
정말 미치게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호텔이 아닌 독채로 된 숙소도 처음으로 가봤다
마당이 있고 차로 십 분 거리에 바다가 있고 밀폐된 곳이 아닌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밥도 먹을 수 있었고 커피도 마실 수 있었다
평소에 하던 것들이었는데 이 소소한 일이 너무나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아… 자유란 이런 거였지
이런 게 행복이었지..
원래는 일주일 계획이었던 여행이 점점 늘어
거의 한 달을 제주도에서 보냈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바다를 가고 오름을 오르고 휴양림을 다니며 자연과 친구가 되어 보내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입에선 엄마 너무 좋다 행복해 재밌다
이런 말이 끊임없이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정말 행복했다
그렇지 아이들은 이렇게 커가는 거지 새삼스럽게 생각하기도 했다
육지의 집은 아파트이다 보니 자연과 가깝게 지내기가
쉽진 않았다
그나마 주말에 동네 뒷산이나 근처 나들이 가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기에 제주도에 있는 동안
‘아.. 제주도로 이사할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했다
아무래도 그땐 사랑에 빠진 거 같다
한 달 정도의 여행을 하고 온 후에도 우린 툭하면
제주도를 갔다
격리가 끝나고 서서히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음에도
우리는 또 제주도로 떠났다
제주도는 숨을 쉴 수 있는 곳이었다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그냥 제주도가 좋았다
제주도를 자주 다니다 보니
나도 아이들도 참 많이 변했다
불안과 멀어지는 방법도 알게 되었고 자유가 얼마나
행복한 가도 다시 깨닫게 되었고
욕심을 버리는 법도 알게 되었고
겉모습에 집착하지 않게 내려놓는 방법도 조금씩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인간은 계속 배워야 한다는 걸
나는 제주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제주도에 가면 자유로워졌다
아이들은 지금도 제주도를 정말 좋아한다
사춘기가 온 큰딸래미도 제주도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인다
둘째 딸내미도 그 어느 곳 보다 제주를 사랑하는 아이가 되었다
코로나시절 그때 제주도를 떠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우리에겐 크나큰 선물이었다
우린 지금도 시간이 나면 제주로 간다
제주도는 언제나 그곳에 그대로였다
우리 마음의 고향이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바람을 느끼고 눈에 보이는 자연은 다시 한번 나를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들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리는 비도 우산 없이 맞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봄에 피는 노란 유채꽃
살랑거리는 벚꽃
가파도의 청보리
가을의 갈대밭
저녁노을
자유로이 뛰노는 말
겨울의 빨간 동백꽃
눈과 바람 햇빛 꽃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겨울
언제나 출렁이는 애매랄드빛 바다
작은 골목 구석진 곳에 있는 독립서점
제주도의 모든 생명을 나는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