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영혼을 용해시키기 위해
요한복음 1장, 새번역
1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2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으니, 그가 없이 창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창조된 것은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
6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다. 그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 사람은 그 빛을 증언하러 왔으니, 자기를 통하여 모든 사람을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8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참 빛이 있었다. 그 빛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다.
10 그는 세상에 계셨다. 세상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가 자기 땅에 오셨으나, 그의 백성은 그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12 그러나 그를 맞아들인 사람들, 곧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13 이들은 혈통에서나, 육정에서나, 사람의 뜻에서 나지 아니하고, 하나님에게서 났다.
14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15 (요한은 그에 대하여 증언하여 외쳤다. "이분이 내가 말씀드린 바로 그분입니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이분을 두고 말한 것입니다. 그분은 사실 나보다 먼저 계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16 우리는 모두 그의 충만함에서 선물을 받되, 은혜에 은혜를 더하여 받았다.
17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받았고,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겨났다.
18 일찍이, 하나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버지의 품속에 계신 외아들이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알려주셨다.
지난해 우리 모두가 힘들고 마음 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올해는 일상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을사년을 맞이하며 120년 전 을사년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을사조약의 일제 침탈에 맞서 항거한 분들의 충정과 애국심을 기억합니다. 최근 우리는 12·3 계엄 우려로 거리에 나선 시민들의 걱정 어린 목소리를 들었고, 12월 29일의 안타까운 여객기 사고 소식에 함께 슬퍼했습니다. 이런 순간들을 겪으며, 우리는 자연스레 '국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국가는 보이지 않는 개념이지만, 우리의 일상이 국가와 무척이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태극기와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우리의 모습은 국가가 단순한 관념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국가 시스템이 흔들릴 때, 우리가 느끼는 안타까움도 우리가 한 나라의 국민임을 보여주는 증거일 것입니다.
종교와 신앙도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 속에 분명히 존재합니다. 요한복음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라는 구절처럼, 신앙은 우리의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문인화를 그리는 과정은 우리의 이상이 현실이 되어가는 여정과 닮아있습니다. 문인화는 전문적인 직업화가가 아닌 글을 공부하는 문인이 그린 그림으로 사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과 신념이 단순한 개념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현실이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선비들은 사군자를 치며 정신을 수양했고, 기교 없이 투박하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선비의 기품은 행동 하나하나에서 드러났습니다. 우리의 이상과 신념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녹아 나타나야 합니다. 꾸밈없는 붓질 하나하나에 담긴 선비의 품격처럼 우리의 가치관도 작은 행동들을 통해 표현됩니다.
대표적인 문인화인 김정희의 <세한도>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와 잣나무를 통해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지조를 지키겠다는 그의 고매한 인격이 드러납니다. 도종환 시인은 말합니다.
도종환, <세한도> 중.
소한이 가까워지자 눈이 내리고 날이 추워져
그대 말대로 소나무 잣나무의 푸르름은 더욱 빛난다
나도 그대처럼 꺾인 나무보다 꼿꼿한
어린나무에 더 유정한 마음을 품어
가지를 매만지며 눈을 털어 낸다
아무리 훌륭한 이상도 우리의 삶과 맞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이상이 고상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삶과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공허한 것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우리 각자가 바라는 바, 영혼과 정신이 각자의 성품과 습관 안에 짙게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또한 우리 교회가 가진 공동의 비전도 보다 구체적으로 발현되기를 바랍니다. 그건 우리 교회 안에 잠재된 가치를 생환하여 보다 진하게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매주 음식을 나누던 식탁 모임이 확장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편히 찾아올 수 있는 열린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