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세례에 대하여
누가복음 3장, 새번역
21 백성이 모두 세례를 받았다. 예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시는데, 하늘이 열리고,
22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예수 위에 내려오셨다. 그리고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울려 왔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나는 너를 좋아한다."
세례는 한자어로 ‘물로 씻기는 예식’을 의미하지만, 성경에 쓰인 단어 밥티스마(baptisma)는 물에 잠기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침례교회(개신교 교단 중 하나)에서는 물에 잠기는 예식으로 ‘침례’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만, 편의상 세례로 말하겠습니다. 세례를 하는 목적과 이유는 다양하고 심오하지만, 크게는 '물로 씻어 정결하게 하는 것'과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기독교 내에서도 교단과 교파에 따라 세례의 역사와 방법에 관해 다양하게 이해하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도 적잖게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예수께서는 왜 세례를 받으셨던 것일까요? 예수께서도 죄를 씻어야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거듭나야 했던 것일까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던 때에 일어난 광경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 때에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내려와 하늘에서 소리가 들리길,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나는 너를 좋아한다!”라는 멋진 장면이 연출됩니다.
누구나 사춘기를 거쳐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처럼, 세례를 받으시면서 예수의 정체성은 더욱 확고해집니다. 출생부터 성장까지 천사와 목자들, 예언자들의 입을 통해 칭송되었던 예수는 하늘로부터 하나님의 아들로 공인된 음성을 듣습니다. 이 모든 예식이 성인식을 연상케 하는 세례식의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세례는 생명의 근원으로 모태에서 빚어지고 태어난 생명의 양수와 같습니다. 세례의 물은 새로운 생명의 기원이자 근원으로 작용합니다. 그건 예수를 통해 세상이 새로워지고, 갱신되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수면 위를 운행하셨고, 새 생명이 만들어질 물 위를 항해하던 노아의 방주가 떠오릅니다. 노아의 방주에서 날아갔던 비둘기는 새로운 세상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강림하신 것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을 품게 합니다.
노아는 (...) 비둘기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비둘기가 그에게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창 8:12, 새번역)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세상에 던져져 표류하는 것 같은 우리네 인생도 생명의 바람, 생명의 물을 통해 어딘가에 당도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가 그런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태어나고 새로워지는 신생기의 기쁨과 희망이 2025년에 있으면 합니다. 올해는 다시 태어난 것처럼 우리 존재의 이유와 목적을 새로이 확립하는 시간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