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는 억울함 없는 세상이라는 내용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회에는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그로 인해 세계가 느끼는 공포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인간의 역사를 돌아볼 때, 전쟁은 인간의 죄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인간들의 삶 자체가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는 존재라 믿습니다.
성경은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하나님을 떠난 이후 악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음을 말합니다.
가인의 시기와 질투가 살인으로 이어졌고, 그 사건은 인간 역사 속 폭력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이렇듯 인간 사회의 전쟁은 우연한 사건이라기보다, 죄로 기울어진 인간 본성의 비극적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갓 태어난 아이들조차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울고 다투며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류가 생긴 이래 전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역사를 보면 거의 모든 전쟁은 저마다의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힘과 이익, 지배욕이 깊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중동의 역사는 더욱 아이러니합니다.
현대 이란 땅의 고대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있던 유대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도록 도운 인물로 기억됩니다.
그런 오랜 역사적 기억을 떠올려 보면, 오늘날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은 더 큰 비극으로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미국과 함께 이란을 침공하여 나라를 쑥대 밭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전쟁은 특히 많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인류의 거의 모든 전쟁은 어린아이들이 남의 것을 빼앗고자 싸움을 하듯 남의 것을 빼앗고자 나름 데로의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뚜렷한 명분이 없이 양 진영 간에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 중에 느닷없이 일방적으로 폭격을 하며 시작된 전쟁이어서 세계가 모두 당황해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란이 예상 밖으로 심한 저항을 하게 되어 마치 힘센 아이가 힘없는 아이를 업수히 여기고 흠뻑 때려 피투성이를 만들어 놓았으나 이 힘없는 아이가 피투성이가 되었는데도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드는 모습입니다.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 우려되는 점은, 전쟁 당사국이 아닌 나라들까지 압박을 받게 되는 현실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지원을 압박해 왔고, 일부 국가는 군함 파견 요청을 거절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일부 세력이 무조건 파병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운명은 결코 가볍게 다룰 문제가 아닙니다.
국익도, 정의도, 평화도 깊이 따지지 않은 채 강대국의 요구에 자동적으로 따르자는 태도는 결코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한 판단과 지혜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이익을 지키면서도, 국제사회 안에서 평화와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억울한 요청과 무리한 압박 앞에서도 지혜롭게 대처하여, 오히려 전화위복의 길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국내적으로도 같은 마음을 갖습니다.
이번에 검찰 개혁이 시작되면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이왕이면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이 자신의 사연을 신고할 수 있는 공개적인 진정 창구와, 그 사연을 실질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가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국내에서도, 국제사회에서도,
힘없는 사람과 힘없는 나라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세상
힘이 정의를 대신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
저는 여기서 한 가지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전쟁 역시 더욱 차갑고 계산적인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쟁의 판단, 목표 설정, 정밀 타격, 여론 조작, 정보전까지 점점 더 기술과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 인간은 전쟁을 시작하는 문턱을 더 쉽게 넘게 될지도 모릅니다.
기술은 본래 선도 악도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마음과 기준입니다.
정의와 양심이 무너진 사회에서 기술은 평화를 지키는 도구가 아니라, 더 정교한 파괴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전쟁을 반복해 왔지만,
그 근본 원인은 언제나 인간의 마음 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마음 위에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힘을 올려놓고 있는 시대에 서 있습니다.
만약 인간이 불변의 진리 위에 서지 않는다면,
다가올 미래의 전쟁은 더 빠르고, 더 차갑고, 더 돌이킬 수 없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