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얼굴을 가진 가을에 대한 기대
제법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는'처서'가 오늘입니다.
24절기 중에 다른 계절의 한자를 가진 유일한 절기이기도 한데 잘 보면 그 뜻이 보입니다.
處(처)는 다른 곳으로 사라짐을 뜻하고
暑(서)는 더운 여름을 뜻합니다.
鑽燧改火(찬수개화)라는 말이 논어에 나옵니다.
요즘은 줄여서 개수(改燧)라고 쓰기도 합니다.
철이 바뀔 때마다 그 계절의 나무를 비벼대어
새로 불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즉 철마다 불을 지피는 나무가 다르단 말입니다.
봄에는 버드나무로, 여름엔 대추나무로
가을엔 떡갈나무로, 겨울엔 느티나무로 불씨를
취하고 이렇게 하면 1년이 돈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제 맘대로 이렇게 해석하고 싶습니다.
여름의 생각으로 가을을 맞을 수 없다고...
가을엔 또 가을다운 다짐이 필요할 때라고...
그 때에 맞는 그만의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의미로 찬수개화를 쓰며 가을에 대한 기대를 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