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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fflo Feb 19. 2024

사람에 정성을 들이다

알을 부화시키듯이, 돌을 다듬듯이 당신을, 우리의 관계를 정성들여 빗는다



나는 친구를 만나거나 사람을 대할 때 정성을 다하는 편이다.

만날 때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말로 당신을 기분 좋게 해주고 싶고 더 행복해져라 더 예뻐져라 마치 알을 부화시키듯이, 돌을 다듬듯이 당신을, 우리의 관계를 정성을 들여 빗는다.

우리가 서로를 안 기간이 얼마나 오래 되었든 짧든, 항상 정성을 들이는 것이 상대를 아끼는 마음도 깊어져가고 실제로 애틋한 마음이 들어서 이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 어떻게 하면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는지 당신이 뭐를 좋아하는지 뭐를 싫어하는지 그 마음에 귀를 기울인다.


어렸을 때 부터 난 참 사람을 좋아했다. 쟤 참 사람 좋아한다 라는 말을 자주 들었고 커서는 '저러면 안되는데? 그렇게 사람 좋아하면 세상 살기 쉽지 않을텐데?' 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사람에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 사람이 징그럽고 끔찍할때도 있었다.


내 삶에 무수히 스쳐지나간 인연들. 아픔도 많았지만, 난 그 속에서 적당한 거리(선)와 배려 그리고 기대를 하지 않는 법 그냥 흘러가는대로 두는 지혜도 배웠다. 그래서 다행히도 이제 더 이상 나의 신조가 흔들릴 만큼의 큰 영향도 딱히 받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졌다.


그럼에도 궁금할 때가 있다. 이 사람은 대체 왜 이 모양인건지, 당신은 대체 왜 교감을 할 줄 모르는건지. 왜 가까워지면 더 이상 씨를 뿌리지 않고 대충 대충 키우며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지. 서로의 바운더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록 더욱 소중히 감사히 생각해야함을 진정 모르는건지.   라는 말을 세상에 질문하고 싶지만 그대로 다시 속으로 집어 넣는다. 어차피 그 질문을 하는 사람이 어리석고 아직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맞다. 이건 철부지 일지도 모른다. 아직 세상을 모르는 온실 속 화초일 수도 있다. 사람에 많이 치여보면 그런 마음도 들지 않을 거라는 말, 존중한다. 그런데 사람좋아하는 이 성격은 나도 못 말리겠다. 사람과 대화하면 신난 강아지마냥 꼬리를 흔들며 헤헤 거리는데, 나도 가끔 기가 막힌다. 그래, 나이가 더 들면서 세상에 치이면 흑백으로 변할 수도 있겠지 그럼에도 난 사람의 인연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끊임없이 내면 성장을 이뤄내는 지혜를 얻고싶고 그렇게 나이들어 가고 싶다.



당신은 알까? 당신에 대한 나의 믿음이 당신을 저 밑에서부터 사랑하고 신뢰하는, 가장 안전한 저 곳에서 가득 담아 올린 마음이라는 것을.


그리고 기어이 당신은, 언젠가는 알게될까? 그 믿음과 사랑이 점점 흐려지는 과정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나는 목이 타고 녹아내리는 듯한 고통을 알게 되었지만 그만큼 한 차원 더 성장하고 당신의 변화도 받아드린 진정한 놓아줌을 배웠다는 걸.

난 삶을 살아내는 또 하나의 귀한 지혜를, 단단해진 마음의 근육을 얻음에, 당신에게 감사하다는 것을



당신도 살아가는 동안 그 인연의 무게를 언젠가는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것을 나이들어감에 따라 당신은, 언젠가는 정녕 알게될까?



어쩌다 관계에 정성을 들이는 것이 왜 잘못인 세상이 되어버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조금 더 소중히 감사히 여길 줄 아는 세상이 적어도 바보 취급 당하지는 않는 그런 시간이 오길 바란다.








#친구

#관계

#사람관계

#인연





사진출처_구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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