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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티잔 Jun 25. 2024

빈터 6편 봄.. 등록금투쟁!!

“강진아. 너 집회 계속 나오면 누나 죽어버린다.”

강진은 더는 집회에서 보이지 않았다. 누나와 약속했기 때문이다.

몇 번 집회에 나갔다가 누나를 만났기 때문이다.


 “강진아. 너 집회 계속 나오면 누나 죽어버린다.”


이 말을 듣고 더는 집회에 다시는 나 올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학생운동을 그만둔 것은 아니었다. 강진은 여전히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다. 강진은 통일운동을 하고 있었다. 강진은 남한은 미 제국주의에 신식민지에 불과하고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미투쟁과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물러나고 통일이 되면 남한 사회의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이것이 백만 청년 학생이 해야 할 임무이고 사명이었다. 강진은 자주적 통일과 반미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매일 후배들을 만나 친하게 지냈고 후배들과 친해지면 종종 자기 동아리나 세미나에 데리고 나갔다.     


지숙은 강진과 친했다. 수현 선배가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어렵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숙은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강진선배가 하는 통일운동이 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지숙은 수현 선배에게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


강진도 이런 지숙이 맘에 들었다. 

“지숙과 우리 이번에 동아리 엠티 가는데 함께 안 갈래”

강진이 이렇게 말했을 때 지숙은 거절하지 못했다.

“네”


지숙은 강진이 속해 있는 해방문학 동아리 회원들과 대천해수욕장으로 엠티를 떠났다. 2박 3일간 지숙은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했다. 지숙은 동아리 선배들이 맘에 들었다. 저녁마다 모닥불을 피우고 새로 배운 민중가요를 불렀다. 통일운동이 이런 것인가…. 함께 어울리고 노래 부르고 통일 기원제도 지내고….


 수현은 강진과 함께 지숙이 엠티를 떠난 것을 후에 알았다.


“지숙아…. 너 강진이와 함께 엠티 갔다며?

“네.”

“좋았어. 네.”

지숙은 쉽게 말했다.


“강진선배는 수현 선배랑 절친이잖아요.”

“그런 강진 선배가 부탁해서 갔다 왔어요.”

“그랬구나.”

수현선배가 강진선배를 매일 부축하고 다녔다고 과에 소문이 자자 하던 데요.

그런 강진선배 부탁이라 거절하기 어려웠어요.

 “왜요?”

가면 안 되나요?

아니야…”


수현은 지숙에서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더 할 수 없었다. 신입생인 지숙에게 더 이야기해봐야 좋을 것이 없다고 수현은 생각했다. 지숙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사실 지숙은 수현이 엠티에 갔다 왔다고 했을 때 화를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수현의 확실한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서 엠티에 따라가기는 했지만 사실 엠티 내내 재미는 있었지만 늘 마음 한편에 수현만이 맘에 걸렸다.


 “수현 선배가 알면 싫어하겠지….”

싫다고 이야기하면 왜 그러냐고 물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지숙은 화가 났다.

뭐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수현 선배는 우리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나 혼자 짝사랑하는 것일까 봐 지숙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저….

선배 저 강진 선배랑 밥 먹기로 했어요. 먼저 가보게요.

어. 그래 맛있게 먹어. 지숙아...”

강진은 지숙에게 가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 연애는 무슨 연애야. 하고 수현은 마음을 다그쳤다.

수현이 경제학과 건물을 나올 때 멀리서 검은 먹구름이 밀려왔다.

“비가 오겠는데

수현은 학생회실에 있는 우산을 챙겨서 다시 건물 앞을 나왔다.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건물 앞에는 후배 미정이가 보였다.

오랜만이다. 비 오는데 우산 없어?


”네 “

”그래 “

어디 가는데. 저요, 학생회관요.

학생회관이면 여기서 20분은 걸어야 하는데

선배도 학생회관 가는데 우산 함께 받고 가자.


네.


비가 거세게 내렸다.

수현은 미정이 쪽으로 우산을 기울였다.

수현의 어깨가 비에 젖어 있었다.

“선배 다 젖겠어요.


아. 괜찮아.

네가 자꾸 멀어지니까 그렇지….

선배 쪽으로 기울여야 제가 선배에게 붙어서 가죠?


어…. 야. 무슨 말이야….”

선배 혹시 다음에 여자랑 함께 우산을 쓰고 갈 일이 있으면 선배 쪽으로 우산을 기울이세요.

그래야 딱 붙어서 가죠.


야…. 너 연애 고수구나….

저요…. 저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사람은 제가 자길 좋아하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요. 

그래…. 아쉽겠다.

수현과 미정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나누면 학생회관까지 걸었다.


선배 저기 지숙인데요.?     


지숙이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학생회관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어. 선배랑 지숙이랑 사귀는 사이죠? 소문이 자자 하던 데요.

아…. 아니야…. 그냥 친한 거지…….

정말요!


아닌 것 같은데요. 정말이에요. 어…. 그럼 지숙이에게 물어봐도 되죠. 어….

그래…. 수현은 말을 맺지 못했다.

학생회관 도착하자 수현은 곧바로 2층 총학생회실로 향했다.


오늘부터 중요한 집회가 있기 때문이다.

봄부터 총학생회에서는 등록금인상 반대 투쟁을 하고 있었다. 학생회가 정치투쟁만 한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등록금을 5.9% 인상했다. 학생회에서는 등록금 납부거부 투쟁을 하고 있었다. 1만 명이 넘는 학생 중에 40%가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


오늘 총장실을 점거하기로 했다. 총학생회장과 지도부에서 그런 결장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현도 점거 행동단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거친 소나기가 비 냄새를 풍기면 거세게 내렸다.


쏴아 악… 쏴악.. 

비가 내려서 그런지 점거 행동단은 더 비장한 분위기였다.     


기습하지 않으면 점거가 불가능하므로 소수에게만 이야기했다. 

그리고 50명으로 구성된 기습팀이 총장실을 급습했다.

몇몇 학교 측 사람들이 문을 막고 약간의 몸싸움이 있었지만, 총장실 점거는 생각보다 쉬웠다. 총장실에 남은 총장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총학생회장과 투쟁 국장 정책국장이 총장과 담판을 지을 생각이었다.

”저기요… 학생 여러분 학생과 김 과장입니다. “

”제가 있어야 합의 든 뭐든 가능해요. “

학생과 김 과장이 학생들을 헤집고 들어왔다.


 총장 총학생회장 투쟁 국장 정책국장 그리고 학생들이 총장과 김 과장을 둘러쌓고 있었다.


 ” 우리의 조건은 간단합니다. “

”등록금 인상을 포기하면 됩니다. 그러면 등록금은 다시 낼 것입니다. “

”학교도 사정이 있어요 “” 인건비도 오르고 있고 좋은 교수들도 초빙해야 하고요 “

”그동안 학교가 많은 건물을 짓고 돈이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요? “

”그리고 학교를 설립했으면 재단 전입금을 늘려야죠? “


”재단 전입금이 거의 없고 국비와 학생회비만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면 됩니까? “


“재단 사정이 좋지 않아요.”

“한 번 생각해 볼 테니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물러나 주세요?”

총장이 간곡하게 이야기했다.

총학생회장은 몇 번 옥신각신하더니 

“오늘은 이쯤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중재안을 준비해 주세요?”

“일주일입니다.”

“일주일 후에 중재인이 준비되지 않으면 다시 행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총학생회장은 이렇게 하고 총장실을 나가자고 했다”


수현은 이 결정이 맘에 들지 않았다. 


“겨우 중재안이나 받으려고 총장실을 점거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현은 고등학교 때 참교육 선생님들의 해고되자 해고 반대 투쟁을 진행했다. 수업 거부를 하고 운동장에 모여서 집회를 했다.

그러자 선생님들은 일단 교실을 들어가 중재안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해 보자고 했었다.


수현은 거부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씀이니 일단 들어가자고 이야기했다. 다수가 그렇게 결정하자 수현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종이 울렸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더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수현이 교실을 돌아다니며 다시 운동장에 모이자고 했을 때 나온 학생들은 아무도 없었다. 수현은 그 일로 인해 학교에서 문제아로 지목되었다. 퇴학이나 정학 처분을 내리겠다는 학생주임이 씩씩거리며 말했지만, 명분이 없었는지 퇴학이나 정학도 당하지 않았다.


“대학생이라고 별만 다른 것이 없구나” 수현은 그런 생각을 하면 총장실을 빠져나왔다.

“이 정도 했으면 면은 세웠잖아” “총회장…. 적당히 하자고…. 내가 적당히 중재안 만들어 보내 줄게….”

총학생회장은 아무 말하지 않고 김 과장과 걷고 있었다.


“적당히 중재안 받고 또 인상되겠구나….”

결국, 이런 식인가….

수현은 총학생회의 투쟁방식을 대충 알 것 같았다.     

학생들이 정치투쟁만 하는 학생회에 반감이 많았다. 그래서 총학생회는 봄이 되면 학교와 학내 문제를 가지고 협상을 하거나 투쟁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5.18일이나 5.1 노동절 행사 준비로 바빴다. 학내 문제를 가지고 오래가기는 어려웠다. 


결국, 중재안에 5%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0.9% 인하에 총학생회가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각 학생회실에 적당히 비품들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끝났다. 학생들도 일단 조금이라도 인한 되어서 그런지 별 불만이 없었다.


수현은 처음부터 인하해 줄 것을 생각해서 인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 그렇게 하는 것인가?” 수현은 분노와 함께 후회가 밀려왔다. 수현은 학생운동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는 수현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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