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떠나고 싶다~
가끔 오토바이를 하나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고등학교 때 오토바이를 처음 타봤는데, 옆집에 살던 춘배 아저씨의 오토바이였다.
논에서 일하고 돌아오는데 그날도 잔뜩 취한 아저씨가 비틀거리며 오토바이를 끌고 가고 있었다.
“야, 오토바이 탈 줄 알아?”
“네.”
“네가 타고 가라.”
나는 호기롭게 오토바이 위에 올라갔다. 시동을 걸고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변속했다.
오토바이는 시원하게 신작로 위를 질주했다. 아버지와 엄마는 경운기를 타고 느릿느릿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사실 오토바이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었다. 무턱대고 타본 것이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코너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오토바이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쿵 소리와 함께 절벽으로 떨어지는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오토바이 고장 나면 돈이 많이 들겠지.’, ‘뒤에 따라오는 부모님이 이 모습을 봤을까?’,
그리고 마지막은 ‘얼마나 다쳤을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몸을 날렸다.
오토바이는 논으로 떨어졌다. 나도 논 위에서 굴렀다. 멀리서 놀란 엄마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기어 올라왔다.
“안 다쳤어.”
엄마는 내 몸 여기저기를 살폈다.
“괜찮아요, 엄마. 안 다쳤어요.”
아빠와 함께 오토바이를 끌어올렸다. 아버지는 오토바이 상태를 살피고 시동을 걸었다.
흙이 묻고 백미러가 돌아간 것 말고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너 오토바이 타본 적이 있냐?” 아빠가 물었다.
“아뇨, 처음 타봤어요.”
“우리 아들 겁이 없어.”
엄마가 다행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뒤늦게 만난 춘배 아저씨는 그날 내가 아저씨 오토바이를 타고 간 것인지,
본인이 타고 온 것인지도 기억하지 못한 것 같았다.
아니면 그냥 모른 척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