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에그타르트

# 오늘은 아쉬움과 함께

by 판다찐빵

가게별로 맛이 다른 빵을 고르라면 하나를 얘기할 수 있다.


[에그타르트]


집 근처 자주 가던 카페가 있었다. 그냥 우연히 들어간 곳이었는데 디저트의 맛에 반해 출석 체크를 하던 곳이었다. 특히 메인 디저트인 에그타르트의 맛에 나는 냉동까지 구매했었다.

그런데..


"디저트는 오늘 까지만 하려고-"


"네!? 왜요!?"


너무 놀라 주변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큰 소리로 물었다. 여러 개인사정으로 인해 가게를 팔아버렸고, 이제 다른 카페가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나는 너무 속상해 있는 에그타르트를 전부 구매해 버렸다. 이제 못 먹는다니 많은 양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남아있는 양이 몇 개 되지 않았다.


아쉬움에 사장님의 손을 잡고, 만약 다른 곳에 오픈하게 되면 알려달라고 번호까지 알려주었다.

처음으로 내 번호를 주는 순간이었다.



-


냉동실에 남아있는 에그타르트는 2개. 이제 사 먹으러 가기도 어려운 디저트라 어떻게 해야 더 맛있게 먹나 고민했다.


그리고 오늘 결전의 날. 그리고 미루고 미루던 봄맞이 청소를 할 시간이었다.

청소를 하고 떨어진 당을 이걸로 충전하기로 결심했다.


"유통기한이 오늘까지 기도 하고.."


무거운 겨울 이불을 이제 치우고, 산뜻한 침구로 맞추자 주문한 게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봄 옷도 상자에서 대충 꺼내기에는 이제 조금 어려웠다.


일단 할 일 목록부터 적어놓으면


-이불 갈기, 봄 여름옷 꺼내기, 창틀 청소하기, 에그타르트 먹기-


목록을 적어놓으니 생각보다 귀찮을 것 같지만, 더 미루다간 구겨진 옷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침대에서 밍기적 거리던 몸을 일으켜 창문부터 열었다. 창틀에 있는 먼지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모른 척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예전에 청소하려고 저장해 놨던 영상을 찾아서 반복해서 재생되게 만들고는 청소 도구를 잔뜩 꺼내왔다.

하루 할 일 리스트 적어놓은 것을 차례대로 하다 보니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이상하게 쉬는 날에는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듯했다.


햇볕에 말려놓았던 따듯한 이불에 그대로 엎어지니 햇빛냄새에 스르르 눈이 감겼다.

햇빛을 찾아 노곤하게 녹는 고양이들이 왜 그런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라 딱 햇빛이 잘 들어오는 지금 순간은 조금 누워있고 싶었다.


이제 옷정리까지 하고, 마지막 남은 에그타르트를 먹으면 오늘 하루 알차게 보냈다고 할 수 있는데.. 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에그타르는 뭐랑 먹어야 맛있을까. 집에 있는 차 종류가 뭐가 있었지

몸은 편하게 누워있지만,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고 있던 나는 충전하고 있던 스마트폰을 잠시 켰다. 어제 주문한 루이보스티가 3~5시 도착예정이었다.


이 시간에 딱 맞춰서 간식타임을 가지려면 다시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했다.

꽤 깊숙이 있던 옷상자를 꺼내고, 세탁소에 맡길 옷들을 봉투에 담고 쿰쿰한 냄새가 나는 옷들은 세탁기에 돌리고 부지런히 집안을 돌아다녔다.


집안에 세탁기 소리가 웅-웅 들리고 나서야 나는 그냥 바닥에 엎어졌다.

반짝거리는 집안에 가장 더러운 존재는 나 자신인 듯해서 왠지 침대에 다시 눕지는 못하겠어서 한 행동이었다. 이제 당이 떨어져서 더 뭘 하지는 못하는 상태였다.


'4시 43분' 문자 알림음이 울렸고, 택배가 도착했다는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아끼던 에그타르트를 먹을 차례였다. 오늘은 왠지 뭉그적 될 틈이 없는 느낌이었다.


"단거.."


바로 일어나 냉동실에 얼려있던 에그타르트를 꺼내 에어프라이어에 바로 넣어버렸다.

이미 한번 구워진 것이라 구워지는 짧은 시간 동안 차를 준비하고 냉동 블루베리까지 꺼낸 봄 느낌 불신 나는 식탁 매트 위에 올려놓았다.


이제 에그타르트를 한입 먹을 시간이었다.

먹기 전부터 풍기는 고소한 버터 냄새는 갓 구웠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바삭한 페스츄리,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커스터드 필링은 먹자마자 사르르 녹았다.

보상받는 느낌이라 더 맛있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었다. 비린맛이 안나는 에그타르트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었다.


거기다가 냉동인데도 맛있으면 막 구웠을 때는 얼마나 맛있을까 내가 가진 표현 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맛이었다. 이걸 잔뜩 구매해 냉동실에 넣는 순간 얼마나 슬펐는데 이제 더 먹을 것도 없다는 것에 다시 슬퍼지려고 했다.


이제 맛있는 에그타르트를 찾는 유목민이 되겠구나 아쉽지만, 포크는 멈추지 않았다.


"그 치즈 빵집에 팔려나"

월, 수, 금 연재
이전 15화15. 메론빵 (메론크림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