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메론빵 (메론크림빵)

오늘은 봉투 가득 빵을 담아보기

by 판다찐빵

달콤한 빵 중에 가장 좋아하는 빵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고민 없이 말할 것이다.

메론빵이라고.


메론빵은 빵 위에 쿠키반죽이 얹어 구운 빵으로 겉은 바삭한데 속은 부드러운 게 매력이었다.

옛날에는 메론빵이라는 이름만 보고 크림이 있는 걸 기대했다가 꽤 많이 실망했었다.

아마 그런 사람이 여러 있을 것이다.


크림은 없었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맛에 반한 나는 일본으로 여행 갔을 때 빵집을 갈 때마다 메론빵을 사 먹었다. 그걸로 부족해 빵에 발라 구우면 메론 빵 맛이 난다는 크림까지 잔뜩 구매해 가져온 것을 보고 가족들의 이상한 눈초리를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크림의 양은 제한돼 있고 동네의 여러 빵집을 어슬렁 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 근처에 빵집이 오픈했다.


[하나 둘하면 치즈 빵집]


오픈 당일에는 할인 이벤트로 골목까지 줄이 서있었고 이건 일주일 정도 지속됐었다.

퇴근하고 줄까지 서기 싫어서 창밖으로만 가게를 확인했었고, 귀여운 치즈 장식이 많은 빵집이었다.



'웬일로 오늘은 줄이 없네-'


그리고 오늘 식빵이 필요해 가보니 다행히 줄이 없어서인지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깔끔한 인테리와 귀여운 치즈들, 그리고 치즈와 어울리는 귀여운 피규어까지 차 한잔하고 싶어지는 가게였다. 만약 맛까지 있다면 이 빵집은 내 단골이 될 것이 분명했다.


치즈베이글, 치즈크루아상, 치즈롤빵 등 치즈가 들어가 있는 빵이 거의 반인 메뉴들을 둘러보던 나는 계산대 앞에서 터져 나오는 감탄사를 참지 못했다.


'거북이메론크림빵', '거북이치즈크림빵'


이름 그대로 등껍질의 색이 다른 거북이 모양의 빵, 그리고 크림이 듬뿍 들어있다는 설명까지.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이 두 가지의 빵을 다 담아버렸다.

가격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



빵빵한 빵보투를 안고 집에 도착한 나는 큰 봉투를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생각했다.


'귀 얇은 건 어떻게 고칠 수 없나'


친절한 거에 약한 것도 같이. 거북이와 식빵만 사려했지만, 서점에서 일하지 않냐며 말을 거는 직원과의 대화에서 추천받은 빵을 거의 다 담아버렸다.

봉투에서 서비스로 받은 빵까지. 계속 나오는 빵을 테이블에 펼친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작은 쇼핑백을 들고 왔다. 다 먹기에는 무리인 것 같으니 선물로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유현스탭님 줘야겠다'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던 게 생각나 가장 인기메뉴인 빵을 몇 가지 담았다.

그리고 나는 뭐 먹을까 펼쳐져있는 빵을 보며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맛있는 건 바로 먹어야 되는 성격이라 메론빵을 선택했다.


묶여있는 것을 풀자 코끝에 멜론향이 스쳤다. 달콤한 냄새를 맡으면서 한입 물자 입안 가득 크림이 가득 찼다.

생각보다 많은 크림의 양에 한 입, 두 입은 정말 맛있었다.

하지만.. 크림을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반정도 남았을 때는 다른 빵을 먹고 싶어졌다.


"역시 크림은 나랑 안 맞나.."


자연스럽게 롤치즈 빵으로 손이 간 나는 담백한 맛에 고개를 끄덕였다.

남은 메론빵은 냉동실에 얼려보기로 했다. 아이스크림 같다고 어디서 들은 걸 실험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유현 스탭님에게 연락을 했다.


-혹시 크림 되게 많은 빵 좋아하시나요?-


연락을 한지 5분도 안돼서 온 답장에 뭔가 어색하지만,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기분이 좋았다.


-네!-

-오픈한 빵집 건데 크림이 엄청청 많아요. 치즈빵은 진짜 맛있는데-

-저 크림 막 빵에서 튀어나올 정도로 들어가 있는 거 좋아해요-

-그럼 내일 가져갈게요-


다양하게 신난 이모티콘을 받은 나는 담았던 쇼핑백에 크림빵을 추가했다. 출근이 조금은 덜 싫어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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