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잠을 안자면 세상에 대한 불만이 폭주한다.
새벽에 잠을 안자면 세상에 대한 불만이 폭주한다.
요즘은 정말로 그런 생각을 한다.
세상은 너무 발전했고 어딜 가나 이야기로 가득하고 새로운 건 하나도 없고 더는 오를 수 없는 정점을 찍은 것 같아 언제 끝장나도 이상할 게 없다는 얘기지
사랑이 모든 걸 구한다는데 모두가 자기 손가락 발가락만 들여다보고 예뻐하는 그럼 도합 스무개는 구할 수 있겠지 그것도 어떻게 보면 구원이려나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코웃음을 치고 놀랄 것 없는 이야기라 하고 알고 있었다고 하고 감탄하고 박수치는 일은 위엄을 깎아먹는 짓이라고 땅을 삽으로 하루종일 파도 원래부터 없던 위엄은 생기지 않을텐데...
내가 아주 어렸거나 어쩌면 아주 없었을 때 그것이 이 사회의 정점이었다면 앞으로 나와 내 친구들과 내 동생이 마주할 세상은 그저 내리막길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어른들을 원망하면서도 착실하게 나름의 파괴를 일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미워하던 그들과 한 편이 되었고 외출하고 싶으면 아장아장 걸어서 마스크를 집어드는 아이들이 우리를 증오하겠지
세상이 멸망할 때 우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한다
요즘은 아침마다 절절 끓는 출근길 위에서 떠올린다 수면이 상승했다거나 녹은 빙하에서 바이러스가 출현해서 인류는 사망선고를 받았고...
그럼 다들 회사를 떠나려나(려나?) 자취방 보증금을 받기 위해 집주인에게 전화를 하지만 그는 미국에 있는 친척집으로 훌쩍 떠난지 오래... 그래서 나는 일단 본가로 떠난다 도착해있는 엄마아빠그리고혈육두명... 아빠는 할머니를 모셔오려 할 거 같다 그럼 난 엄마에게 그럼 외할머니는 엄마는 외할머니가 보고싶지않아 라고 물어야지 울면서 물어볼 수도 그리고 웅탁퉁탁하다가 그래 각자 부모에게 가는게 맞다고 하면서 우리 삼남매는 엎어라딮어라(aka데덴찌)로 엄마를 따라갈지 아빠를 따라갈지 정하는 거다... 이 뒷 얘기는 상상을 통해 줄거리가 제법 발전된 상태지만 여기선 이 정도만
내리막길을 향해가는 세상에서 우린 무엇을 붙잡을 수 있을까 릴스? 아이돌? 베스트셀러? 타임머신? 별자리 운세? 이루고 싶던 것이 아주아주 많던 지난 밤을 보냈대도 당장 그 모든 것들이 의미없어질 언젠가를 생각하면 나는 외롭기보단 아득해진다
*2022년 7월 개인 블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