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남자 구직자 K.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모텔에서 6년간 근무하다가 코로나19의 여파로 모텔이 폐업되면서 실업자가 되었다.
세무사 사무실에서 7년간 근무했던 이력이 있지만 재취업이 여의치 않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열심히 구직활동을 했다.
취업에 도움이 될까 하여 올해 요양보호사 자격증 까지 추가로 취득했지만 아무리 이력서를 넣어도 취업이 되지 않는다며 땅이 꺼지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 회사에서 중간관리자 보다도 나이가 많은 40대 후반 신입사원을 좋아하겠는가.
그의 재취업이 힘든 건 너무나 당연했다.
하지만 지난 12월초에 나는 관내의 한 요양센터 사회복지사 신입직에 그를 단박에 취업시켰다.
알선하자 마자 이틀후 면접이 진행되었고, 면접 당일 바로 근로계약서가 체결되었다.
K는 면접을 마치고 나에게 들렀는데,
자기가 그렇게 이력서를 넣어도 안되던 취업이 나의 취업알선 한방으로 해결되자
뭔가 되게 어리둥절하고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그는 현재 2주째 자알 근무하고 있다.
나에게 취업알선의 비법이 있거나 특별한 스킬이 있는 건 아니다. K 혼자서 열심히 이력서를 넣었을 때, 그 이력서는 그저 많은 지원자들 중의 한명에 불과했을 것이다. 심지어 나이나 경력에서 전~혀 경쟁력이 없는 이력서는 당연히 패씽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직업상담사가 K를 대신해 이력서를 전달하는 순간, 그 이력서는 전혀 다른 지원자의 것처럼 일순간에 관심 구직자가 된다.
"대표님, 꼬옥 면접 기회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정중한 요청 멘트를 첨부하여 사업장에 이력서를 전달했을때 면접까지 성사될 확률은 거의 100프로에 육박한다.
직업상담사의 역할은 일단 거기까지이지만,
나의 경우 취업 성공률 역시 100프로에 육박한다.
여기에는 나의 소속이 공공기관이라는 백그라운드가 큰 영향을 미친다.
공공기관에서 소개하는 구직자 였기 때문에 그의 이력서는 변별력을 갖게 된 것이다.
물론 민간기관의 직업상담사들도 취업알선에 매우 열정적인 분들이 많고 실제 성공률도 높다.
나 역시 그저 내가 공공기관 소속이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다고 볼 순 없다.
사업장 대표님이나 채용담당자에게 정중함을 잃지 않고, 구직자의 특성에 따라 사업장에 플러스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아낌없이 정보를 제공하고,
구직자의 성품에 대한 확신이 들면 적극적인 추천 멘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공적기관의 담당자가 이렇게 나오면, 내가 사장이라도 일단 면접을 보게 될 것이다.
취업에 애로를 겪고 있는 구직자들, 특히 중장년층들이라면 시청의 일자리센터, 새일여성센터, 고용센터, 중장년일자리센터 등등
다양한 공공기관의 취업알선을 적극 활용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유능하고 적극적인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ㅠㅠ) 직업상담사들이 당신을 기꺼이 도울 것이다.
혼자 보다 둘이 낫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