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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9월 기후수다(2편)

23번째 기후위기 속 마을 대화모임


[아나바다로 줄이는 소비]


소비 부문에서 가장 많은 실천다짐은 옷과 관련된 것으로 8건의 실천다짐이 있었어요. 지난 북토크에서 이소연 작가님을 만나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공유 옷장도 진행한 후라 옷 소비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 많았던 것 같아요. 옷의 구매를 줄이겠다는 실천다짐이 4건있었고, 더 구체적으로 옷을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겠다는 실천다짐도 3건이나 있었죠. 또 옷을 사지 않고 수선해서 입겠다는 실천다짐도 1건 있었어요. 한편 옷을 구입하더라도 당근마켓같은 곳에서 중고제품을 사 입겠다는 실천다짐도 있었어요.

소비부문 실천다짐 분포


한국은 1인당 의류 소비에서 평균 373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요. 이중에 88%가 옷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해요. 1.5℃ 라이프스타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국인들이 매년 새로 사는 옷이 속옷, 양말 등을 제외하고 5벌이 넘으면 안 되는데, 참여자들 대부분 이보다 적게 옷을 구입하거나, 옷을 전혀 구입하지 않겠다는 실천다짐을 한 거에요.


기타 소비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소비를 줄이겠다는 실천다짐이 1건 있었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1건 있었어요. 챌린지 기간동안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이나, 자원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동네에서 모으기도 하고, 당근마켓으로 아이들의 장난감을 구입하기도 했죠. 그리고 반려동물을 위한 소비재를 줄이기 위해 강아지 관련 물품 소비를 줄이고, 필요한 것은 중고거래로 구하겠다는 실천다짐도 있었어요.


반려동물과 탄소배출이 무슨 상관일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평균 크기의 강아지는 연간 770㎏, 고양이는 310㎏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데요. 반려동물의 가장 큰 탄소배출 원인은 육류성분이 높은 반려동물의 사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사용되는 일회용품들과 쓰레기로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분변도 문제이지요. 그렇다고 삶의 동반자인 반려동물을 키우는 행위를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 생활을 변화시키듯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방식도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소비 부문 실천인증 사진(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자원재활용/당근마켓 이용)




[주거에너지 사용량 줄이기]


주거 부문은 챌린지 전에 1.5℃ 라이프스타일 계산기로 측정해보았을 때 참여자들의 배출량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10일 내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부문이었어요. 당장 이사를 하거나 함께 사는 가족 수를 늘일 수 없으니 1인당 주거 면적을 줄이기도 불가능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한 태양광패널의 설치나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한 단열이나 창호 개선도 10일 안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웠죠. 대신 다음에 이사를 계획할 때 더 작은 집을 골라야겠다는 생각, 재생에너지 사용이나 에너지 손실이 적은 집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은 공유할 수 있었답니다.

주거부문 실천다짐 분포


챌린지 참여자들은 참여기간 동안에 주거를 바꿀 수는 없었지만, 에너지 사용을 줄여보기로 했답니다. 가장 많은 실천다짐은 냉난방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실천단 운영기간이 9월이었지만 폭염이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실천다짐이었지만 참여자들은 에어컨 사용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천했죠. 그리고 온수 사용량을 줄이는 실천다짐도 있어 냉난방을 위한 전기 에너지와 열에너지의 사용을 줄이는 노력이 실천단 안에서 진행되었답니다.


냉난방기도 일종의 가전제품이긴 한데요. 실천단 구성원들은 가전제품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안 쓰는 가전제품의 코드를 뽑아 두거나, 전기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전기 밥솥을 사용하지 않는 등의 실천다짐으로 전기 사용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했어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평소에도 실천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 더 많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세탁기 사용과 관련한 실천다짐들이 4건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죠. 빨래 횟수를 줄이는 방법, 세탁기를 이용하지 않고 손빨래를 하는 방법, 건조기 사용을 줄이거나 자연건조를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실천다짐이 있었어요.




수원 참여자들의 1.5℃ 라이프스타일 살기 챌린지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챌린지를 운영하면서 우리 수원은 다른 지역보다 교통 부문에 대한 배출량 비중이 높음을 알 수 있었어요. 실제로 녹색전환연구소가 한겨레21과 기획해 수도권 거주민 200여명의 신청을 받아 진행한 1.5℃ 라이프스타일 한 달 살기 참가자의 분석내용에 따르면 교통부문의 배출량 비중이 15.5%인데, 이번 수원 참여자들은 21.4%에 육박했죠.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실천활동을 전개하는 참여자들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교통 부문의 배출량 비중이 놓은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참여자들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실천다짐으로 먹거리와 여가, 교통 부문을 주로 계획했어요. 실천하기 쉬운 것부터가 아니라 가장 많은 것부터 줄이자는 목표가 있었지만, 10일 동안 개인의 힘으로 실천 가능한 것이라는 제약이 있다보니 가장 비중이 높았던 주거 부문에 대해서는 효과 높은 감축 전략을 적용하기 어려웠죠. 먹거리와 관련해서는 외식과 배달음식을 줄이고, 생산에 탄소배출량이 많은 먹거리를 줄이려는 노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어요. 여가 부문에서는 바로 실천이 어려운 여행보다는 동영상 시청을 줄이는 등 여가를 보내는 방식을 변경하려는 노력이 두드러졌고요. 교통 부문에서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포함한 생태교통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참여자가 많았어요.


먹거리에 대한 실천다짐 내용이 가장 많았고, 실천과정에서 많은 참여자들이 인증도 했지만 교통분야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감축을 이루었기 때문에 10일 간의 실천 이후에 먹거리에 대한 부문별 탄소비중은 늘어났어요. 찬여자들은 기존에 출퇴근 등 일상적인 이동에서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천기간에 대중교통과 보행 이동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많은 감축을 해냈어요. 하지만 어르신이나 아이를 돌봄에 있어서는 부득이하게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기가 어려웠죠.


10일은 비교적 짧은 실천기간이었기 때문에 먹지 않고, 쓰지 않고,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볼 수 있는 감축계획도 있었어요. 아마 한 달이나 그 이상의 기간이었다면 참여자들이 실천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수도 있고, 하다가 포기했을 수도 있겠죠? 한편으로는 10일 뿐이기 때문에 여행이나 주거의 변화 등 실천 해보기 어려운 감축계획도 있었어요.


10일 동안 48명의 참여자들이 78.9톤의 탄소배출을 감축해 낸 것은 대단한 성과입니다. 나의 생활에서 탄소배출량이 많았던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실천해 나가는 노력은 더 큰 감축효과를 볼 수 있었죠. 이런 노력이 지속될 수 있는 1.5℃ 라이프스타일이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다면 더 큰 변화로 확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천을 지속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실천과정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실천하기 어려웠던 것이 무엇인지 사회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기로 했어요.




참여자들의 이야기


"탄소다이어트 실천에 1.5℃ 라이프스타일 10일 살기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참여자들은 1.5℃ 라이프스타일 계산기를 통해 자신이 얼마만큼의 탄소를 배출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많이 배출하고 있는지 정확한 수치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자신의 생활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에 인식할 수 있기도 했고요. 10일 살기를 하면서 무심코 지나가기 쉬운 일들에 대해서고 순간순간 멈추어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고 해요.


또 그동안은 탄소배출 감축 계획이나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었었는데, 생활 속에서 탄소배출 감축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해요. 또 내가 계획대로 탄소배출 감축을 실행했을 때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천기간 동안 참가자들의 채팅방에는 인증 사진과 정보공유, 응원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함께 하는 과정이 실천을 이어가는데 의지와 도움이 되었다고 해요. 동료들의 실천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각성도 되었죠. 또 서로 실천을 권장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참여자들의 도전이 이어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여자들 모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는데요, 많은 참여자들이 1.5℃ 라이프스타일 실천을 어렵게 하는 인프라를 그 원인으로 뽑았습니다. 대중교통 연계가 잘 되지 않아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거나, 자전거 수리점이 가까이에 없어 생태교통수단으로의 전환을 시도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죠.


그리고 참여자들 대부분 식구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니 나만의 의지가 아니라 식구들의 의지가 함께 되어야 했는데 타인을 설득해 함께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무더운 날씨에 주변에서는 에너지 사용을 부추기는데 버티기가 쉽지 않았죠.


또 열심히 했지만, 10일은 1.5℃ 라이프스타일이 습관이 되고 생활화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오랫동안 몸에 벤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았던거죠. 한편 이미 배출량이 너무 적어서 실천의 한계점에 도달한 참가자도 있었어요.



"1.5℃ 라이프스타일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여자들은 우선 심리적인 부분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로 말했습니다. 긴장감이 너무 오래가면 실천이 어려울 수 있고, 포기하게 된다는거죠. 그리고 열대야가 계속되는 날씨, 기호성 안에서 편리함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습관을 바꾸기 어려운 것도 심리적 요인이었어요.


다음으로 참여자들은 실천에 시간이 너무 많이 들고 개인적인 한계를 느껴 지속이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어요. 장거리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 시간적 효율을 생각하다보니 자동차 이용을 포기하기 어려웠죠.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높이지 않으면 생태교통을 선택하기는 어렵겠죠? 비단 교통뿐만 아니라 이미 탄소배출에 노출된 사회 안에서 혼자만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였어요.



"10일 살기 이후에도 1.5℃ 라이프스타일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우선 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보급, 공공시설과 상업시설 및 행사에서의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 제한,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인프라 구축, 자전거 등 생태교통이용이 편안한 인프라 구축, 비건식당 인증제 등 개개인의 감축만큼 사회정책적 지원으로 시스템을 전환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리고 이번 챌린지에서 함께 한 것들을 계속해서 실천해나가고, 그 실천을 도울 수 있는 앱이나 실천모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어요.



1.5℃ 라이프스타일 10일살기 체험단의 정책제안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그러면 다음 이야기로 따라오세요~




※ 본 콘텐츠는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수원시미디어센터의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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