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주황장미가 이토록 슬플 줄이야

여보의 이름 같은 주황색

by 본비 은혜

그에게 빈손으로 가기 싫어서, 그렇다고 추모공원 안에서 파는 흰색 꽃을 주는 것은 너무 성의가 없어 보여서 그가 몹시 그리운 밤에 꽃을 주문했다.


꽃이 담긴 박스를 풀면서 그가 생각이 났다.

세심한 그는 꽃이 도착하면 박스를 열어 꽃을 물에 담가주어서 내가 다음 작업을 쉽게 하도록 신경 써 주었다.

그 손길이, 말없는 그 응원이 떠올라 속이 짜르르 짜르르 아리다.


그가 좋아하는 주황색 장미를 샀다.

꽃을 다듬어 꽃병에 꽂을 때까지도 그가 좋아할 생각만 들어서 설레고, 들떴다.


그랬는데,


소파에 앉아서 식탁에 올려놓은 주황장미를 보니 눈물이 쏟아진다.
병실에서 그가 주황장미가 이쁘다고 했던 날이 떠올라, 그가 내 옆에서 숨 쉬고 말 걸어주었던 병실이 그리워 저절로 뚝뚝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주황색 꽃은 꼭 그의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저 예쁜 꽃을 울지 않고, 눈물 없이 바라봐야 할 텐데.

혼자 있는 밤.

그 옛날 우리 엄마처럼 목놓아 운다.

주황장미가 그렇게 슬플 꽃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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