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단테의 신곡

구원의 최전선에서 깨달은 인생의 의미

by 이성주

Prologue:중세 문학의 월등한 1등 작가, 단테의 ‘신곡’

‘고전은 누구나 읽어야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어느 학자의 푸념에 가장 적합한 책이 있다면 단테의 ‘신곡’이 아닐까? 중세 문학의 최고의 ‘고전’이자 인간의 상상력의 도달할 수 있는 한계를 끝까지 보여주고자 했던 단테의 ‘신곡’은 서구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생의 중간쯤 왔을 35살의 나이에, 인생의 길의 자욱한 어둠 속에서 방향을 몰라 길을 잃은 단테 앞에는 세상의 온갖 두려움과 고통 그리고 도전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구원의 길은 선회할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지옥과 연옥을 거쳐 마침내 천국으로 이르는 순례의 과정은 단테에게 필연적인 일이었다.

기독교적 진리의 표상이자 자신이 너무나 연모했던 여인, 베아트리체를 만나기 위해서 단테 역시도 고통과 화염으로 들끓고 있는 지옥불을 덤덤히 건너야 했다. 그 순례에 과정에서 그는 무엇을 느끼고, 어떤 인생의 진실을 말하고자 했을까?

필자는 단테를 중세 문학의 ‘월등한’1등 작가라고 평가하고 싶다. 월등한 1등이라 함은, 2등하고의 격차가 아주 커서 압도적으로 훌륭한 작품성을 갖추었을 때 붙일 수 있는 미사 여구일 것이다. 그러한 단테의 모든 사상과 중세 문화, 종교, 정치를 종합해 놓은 작품이 바로 ‘신곡’이다. 시성(詩聖) 단테의 웅장한 서사시 ‘신곡’은 그가 정치적 활동으로 인해 고향으로 피렌체에서 추방당한 뒤 세상을 떠나기까지 20여 년에 걸친 유랑 중에 써낸 작품이다. 현실에 대한 비판서인 동시에, 중세 모든 학문을 종합하고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고전 서사시 전통을 계승한 이 책에는 플라톤, 토마스 아퀴나스, 역대 황제와 교황 등 실존 인물들, 제우스, 오디세우스, 아킬레우스등 신화적 존재들, 성서의 인물인 유다와 솔로몬 등에 이르기까지 수백 명의 인물들이 등장해 천태만상의 인간상을 보여준다. 지옥,연옥,천국을 관통하는 여정에서 만난 이 인물들을 통해 단테는 구원을 열망하는 인간의 조건을 그리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획득한다. 요컨대, 이 작품은 선 과 악, 죄와 벌, 정치와 종교, 문학과 철학, 신화와 현실, 인간사의 모든 주제를 끌어안은, 인간의 상상력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이라 평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고전’이라고 하면 항상 지루하고, 읽기 어려운 것이란 고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고전은 삶의 ‘뿌리’를 인식하기 위해 읽는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세상의 시류나 세태의 흐름에도 휘둘리지 않고 줏대 있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생각의 ‘뿌리’를 규정해 주고 있는 것이 ‘고전’이라면 우리는 고전 강독을 통해 단단한 생각의 틀을 구축하고 다사다난한 세상살이에 든든한 하나의 사상의 ‘베이스캠프’를 구축해 보는 것도 값진 일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수 백년의 시간의 ‘세례’를 받아 인류 역사에서 철저한 검증이 끝난 ‘고전 중의 고전’인 ‘신곡’을 ‘그림’으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삽화’와 함께하는 ‘신곡’이라면 지루함을 덜고 이해를 한 층 더 보강할 수 있을 것이다.

삽화에 대한 설명을 통해 희랍(그리스), 로마 전통이 ‘신곡’이란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그것이 성서 전통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되었는지를 살피면서 따라간다면 혼자서는 읽기 어려운 고전 중의 고전 ‘신곡’을 쉽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 단테와의 대화를 시작하자!



단테가 상상한 지옥의 층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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