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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학 여행가 Oct 27. 2024

시장조사 보고서

나만의성에서 보낸 2주차

시장조사의 목적은 무엇일까?
시장조사의 목적은 '경계선 파악 및 축소'다.


처음 '시장 조사'라는 미션을 받았을 때, 티를 안냈지만 당황스러웠다. 이공계 출신, 과학교육 전공으로 20대를 모두 살아오면서 '과학교육'에 대한 전문가로는 성장해왔지만, '비지니스, 시장조사, 타겟설정...' 경제 분야는 모두 다 처음 들어봤기에 순식간에 막막한 초심자로 전락했다. 


지금처럼 현재 위치 파악이 안될 때는, 목적지를 입력하기 전 GPS를 켜고 출발지를 먼저 세팅해야된다. 어찌됐든 사람이 하는 일인데, 심지어 수식으로 점철된 자료들도 아니기에 '뭐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차분히 바라봤다.


시장 조사의 시작 = 양팔저울의 영점 조절

양팔저울에서 영점조절을 하는 이유는 저울이 정확하게 균형을 맞춰서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저울의 영점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으면 측정값이 실제로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이는 처음부터 잘못 세팅된 환경에서 실험을 수행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얻은 모든 데이터 값은 분석이 무의미하다.


시장조사도 마찬가지다. 시작 단계에서 정확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해야 조사 전체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이 유의미해지며, 이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영점조절을 하지 않으면, 데이터는 무의미하다.
시장 조사 

제대로 영점을 맞춘 후,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면? 이제 조사 내용을 분석할 차례다.

시장조사내용 마인드맵 정리

노션을 통해 조사 내용을 하나씩 아카이빙하면서, 점차 그 범위가 방대해지자 구조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구조화를 하면서, 내가 갖고 있는 재료들이 무엇이 있고 그걸로 어떻게 레시피를 만들 수 있을지 재조립하는 과정이 재밌었다. 


특히, 

1. 아스파라거스 원물 자체를 조사하다보니 '농가 재배환경' 분석의 필요성을 느꼈고

2. 시장 현황을 조사하다보니 국내산 지역별 점유율이 대부분 강원도에 집중되어있기에 '의성에서 재배되는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소비 명분이 필요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성' 지역에 대한 조사를 하다보니 자연 환경 부분에서 의성에서 재배한 농작물이 좋은 상태일 수 밖에 없는 과학적 이유를 찾아냈다. 이 부분은 너무나 재밌는 내용이니 추후, 따로 정리해보겠다.


한편, 직접 농가 현장을 방문해서 재배환경, 포장 방법, 유통 방법, 작물 특징, 농부님 특징 등을 눈으로 확인하고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이 때, 재밌었던 부분은 아스파라거스 시장을 조사할 때 소비양상을 바탕으로 주요 소비 계층이 4-50대 여성이라 분석했었는데 실제로 농부님께서 판매하시는 아스파라거스를 구매하는 주요 연령대가 정확히 일치했다는 점이다. 분석을 통해 예측한 내용이 실제로 맞아 떨어질 때의 재미는 마치 주식 투자할 때 기업 분석해서 장에 진입하다가 시간이 조금 흐른 후, 그 선택이 옳았음을 확인하는 것 만큼이나 컸다. 


2020년 4월, 갑자기 아스파라거스 검색량이 폭등했던 이유

가끔 이상한 데이터가 나타날 때, 반응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다.

1. 무시할 수 있는 데이터다. 제외한 채, 경향성을 그래프로 그린다.

2. 특이점이다. 새로운 판이 열리는 순간이니 원인을 분석한다.


주로 4-50대에서 가장 소비를 많이하고, 20대의 소비율은 60대와 비슷할만큼 낮았는데 '갑자기 2020년 4월'에 검색량이 폭등했다. 무시할 수 있는 데이터인지 아닌지 판단하려면, 일단 그 시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해야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 유통시장의 방향성이 바뀐 기준점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농산물 유통시장에 생긴 변화

2019년 겨울, 코로나 바이러스. 그 이후 첫 아스파라거스 수확 시기는 2020년 4월이었다. 수출 길이 막혀서 아스파라거스의 재고가 증가하자 강원도 농가에서 남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싼 값에 SNS 판매 마케팅을 시작했다. 도내 주요 인사들이 SNS를 통해 농작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다보니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파급력이 생겼고, 이 때 '아스파라거스 티켓팅'이라는 신조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가락시장에 kg당 9,500원 가격이 형성되며 도내 고소득작목 역할을 시작하고 주요 레스토랑 및 식료품점에 고정 품목으로 아스파라거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수출 유망 작물로 선정하고, 2015년부터 일본을 대상으로 우수 품종 개량 아스파라거스를 첫 수출하기 시작했다. 2018년까지 호주, 대만 등으로 연간 40t 수출 계획까지 세워두고 재배를 했는데, 2019년 코로나가 터지게 된 것이다. 수출 물량과 수출액을 보면 2020년은 2019년 대비 61%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0년 4월, 아스파라거스 검색량 폭등' 데이터는 '특이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코로나 이후 농산물 유통시장에 너무나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농산물의 유통채널 구조와 유통시장 변화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1. 산지/도매/소매 오프라인 시장도 온라인 유통시장으로의 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었고 

2. 디지털 뉴딜 정책 내용 중, 농업 관련 예산 2,678억원이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투입되는지를 살펴봤다.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1. 온라인으로 유통 시장 전환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2. 농식품 마케팅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3. 온라인 공간에서 정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농산물 온라인 유통시장 분석
농산물 온라인 유통시장: SNS, 쇼핑몰 중점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3개년 분석 보고서, 공정거래위원회 농산물 유통분야 시장분석보고서, 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 유통구조 보고서 등을 분석해보며 시사점을 정리했다.


이후, 경쟁사를 조사를 하며

1. 현재 브랜딩을 해야되는 아스파라거스 농가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지

2. 각 경쟁사의 타겟층, 브랜드 핵심가치, 슬로건, 로고, 마케팅 등을 비교정리했다. 


경쟁사 조사가 필요한 이유 = 기준값 설정
경쟁사 조사가 필요한 이유 = 기준값 설정

기준값을 설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실험의 정확성, 신뢰성, 일관성, 재현성, 그리고 데이터 해석의 용이성을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다.


경쟁사라는 것은, '나'와 경쟁해서 이긴 대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유통 업계'라는 생태계에 맞게 진화하여 도태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즉, 

1. 살아남은 경쟁사들의 공통점을 추출하면? 업계에서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2, 실적이 부진했던 시기 혹은 이미 사라진 곳들을 분석하면? 업계에서 어떤 리스크를 피해야되는지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시장 조사'의 최종 목적은 결국

1.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서바이벌 키트'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2. 생존에 위협이 되는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설정하는 것이다.


시장 조사를 통해, 

1. 영점을 조절하고

2. 경계선을 파악

3. 기준값을 세팅한다면

그 경계선을 축소해가며 뾰족해지는 방향이 결국 브랜딩의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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