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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r 28. 2022

주변에 많은 감사한 일들

마흔다섯 동갑내기의 교환일기

지난 주말 남편의 생일이었어. 몇 달 전 남편 친구 가족모임(남자 셋 중학교 때부터 친구이고 이 셋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보니 남자 셋 다 딸만 낳았더랬어 거기다 한집은 딸 셋을 낳았어)

이 남자 셋의 우정이 아주 끈끈해.

그래서 남편의 생일이 이 셋 중에 제일 빠르고 하다 보니 생일파티를 하자고 해서 우리 집에 모였어.

그렇게 술이 들어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남편 친구 중에 AB형인 L이 있어.

그 L은 처음에 봤을 때는 철이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어제 보니 나이 45살이 되었는데 순수해 보이더라고.

자기감정에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 어떤 말에 거짓이 없고

이 세 사람은 이 L이라는 친구 덕분에 이 관계과 지속되었겠구나 싶었어.

내가 그랬어. “넌 진짜 너 감정에 솔직하구나” 또 다른 J라는 친구.  L과 J는 같은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어. 그러니 서로 아는 사람이 겹치는데 J라는 친구가 신뢰를 하는 A후배가 있대. 이 L은 J가 A랑 더 친하게 지내는 게 썩 유쾌하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질투)

술만 먹으면 매번 그 A후배가 자꾸 나오는 거 보면, 이제껏 그냥 흘려들었는데 어제는

그 이야기가 내 귀에 딱 꼽히더라고, 어떻게 저렇게 자기감정에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싶었어.      

오늘에서야 우린 우리 감정에 진짜 솔직하지는 못했구나 싶었어.

저 L처럼 살았으면 이렇게 오는 길이 더 빨랐을 것 같은데 말이야      


‘더해빙’을 읽으면서 너는 이 책이 왜 인생 책이라고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첨에는 이해도 안 되고 하더니 이제 200페이지 넘어가니 이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맞아떨어져서 한 대 맞은 기분이야

‘내가 해빙을 하면 진짜 부자가 되는 거야?’라고 의문을 계속 던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해빙을 한다는 것을 불안해하며 믿지 않았던 거야.

작가 또한 너무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는 SNS상에는 다들 잘 사는 사람들만 있고

다들 행복한 사람들만 있다고 한 이야기.

그게 내 불안에서 오는 나의 불편한 시선 들이였고,

이제야 내가 가야 하는 길이 어느 길인지 알고 그 종착역이 어디인지 알기에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고 부러워하지도 않는다는 거야.

오늘도 책을 읽으며 희열을 느낀다.

뭔지 모를 이 감정은 다 읽고 나면 정리가 되겠지.

난 그래서 나의 다이어리에 해빙을 적어보려고 해      


3월 14일 월요일

I HAVE 나는 오늘 아이들 영어학원비를 낼 수 있는 돈이 있다

I FEEL  아이들 학원비를 걱정 없이 낼 수 있다는 돈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학원비 결재하고 식구들 먹거리까지 사서 돌아오는 길이 아주 평범하지만

         나에게는 아이들이 아프지 않아서 학원을 다닐 수 있고 내가 해주는 저녁을

         맛있게 먹는 것이 감사하다.


일주일에 지출을 하는 날이 있으면 그렇게 하나씩 써 보려고 나에게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주변 친구들이 명품백을 사고 비싼 옷을 사면 나도 저런 거 하나 있으면 좋겠다 해서 무리해서 샀던 가방이 있는데 지금 보면 그건 신호등에 빨간불이었어.

결국 가방은 들고 다니라고 있는 건데 집에 모셔놓고 있어.

정확히 빨간불이야!!!!

이 책을 10년 전에 읽었다면 나의 지금 삶이 바뀌었을까? 고민했는데 나의 물음에 대한 나의 답은 삶이 바뀌지 않았을 거야. 이유는 그때는 내가 가야 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몰랐을 테니.

언제 이렇게 확 바뀐 거지 싶어. 내가 이렇게 바뀐 것이 어느 시점인지 알 수가 없어.

누가 이렇게 이야기하더라.

‘항상 옳은 길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라고 말하는데

난 정말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던 것일까?

맨날 이렇게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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