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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pr 02. 2022

기억을 공유하는 사이

우리도 그녀들처럼

‘기억을 공유하는 사이’ 좋다. 그냥 문장이 너무 이쁜 말인 것 같아

내가 네가 솔직하다고 하는 부분과 네가 생각하는 솔직함이 다른 부분인 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럼 이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이해가 될 수도 있어     

너도 알다시피 난 직장을 많이 옮겼어. 많이 다녔던 것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이 이어진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고, 그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다가 보면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거나 맞장구를 치면서 대화가 재미있어지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어, 

나의 리액션이 고장 나서 발동 못할 때가 있잖아.

상대방의 대화에서 진심이 느껴지지 않으면 나의 리액션은 고장이 나고 그 대화가 재미없어지고 언제 헤어지나? 하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할 때 

그런데 넌 만날 때 대화를 하면 진심이 더 보이거든. 그게 내가 생각하는 솔직함이 아닐까 하는 부분이야


오늘 출근길 라디오를 듣는데 난 아침에 ‘김영철의 파워fm’을 듣거든.

라디오를 들으면서 김영철이라는 사람이 너무 좋은 거야. 왜 좋을까? 생각해 보니 다른 연예인이 하는 이야기보다 김영철도 연예인인데 이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고 한 번씩 이야기를 할 때마다 울컥하는 DJ이기도 해

그런 모습이 너무 인간적이라 첨으로 김영철 에세이집을 사고 싶어졌어

앗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가고 있네 다시 돌아와서 

라디오 사연 중에 직장동료의 기계 같은 리액션 때문에 사연을 보낸 사람이 있더라고

기계 같은 리액션은 ‘헐’‘진짜?’‘대박’ 이렇게만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사연을 보낸 사람은 이 사람 너무 하지 않나요?라고 하는데 그렇게 기계적인 리액션을 하게 만든 당사자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조직 생활을 하면서 상사에게 잘 보여야 하고 자기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에 맞혀 리액션을 해줘야 하는 상황에 있으면 저렇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사람을 만날 때 내가 그 상대에게 오롯이 맞혀야 되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들이 있잖아. 

난 요즘 상사에게 잘 보여야 하는 사람들 틈에 있어서 나도 고장 난 리액션을 하고 있는 중이라 저 사연이 더 그 후배 입장에서 공감이 가는 느낌이였어.

     

난 내가 요즘 점점 더 멋진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예전에는 ‘난 멋진 사람이고 싶어’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나 스스로가 '나 참 멋지다' 라는 나의 만족이 생기기 시작했어.

그게 1년 동안 꾸준히 하면서 얻게 된 필사가 그런 역할을 해주었던 거야

처음에는 그냥 복잡한 내 머릿속을 다른 것으로 채우려고 시작했던 필사였는데 

그 필사가 나를 변하게 한 제일 큰 요소야. 필사 모임을 하면서 타인이 생각하는 걸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스스로 치유를 한 느낌이야.

1년을 하면서  이 걸 내가 해내다니 하는 이 작은 성취감이 나에게 주는 느낌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한 거였어.

그 마음을 글로 표현은 안되지만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강하게 들었던 거야. 

이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들을 수 있는 힘이 생겼고, 그걸 따뜻하게 조언해줄 수 있는 가슴이 생긴 것 같아. 

며칠 전 사무실에 어르신들에게 보내는 스트레스 검사 내용이 있었는데 직원들 해보라고 해서 했는데 난 항목이 하나도 안 나오는 거야

너도 보면서 체크해봐              

이 스트레스 체크가 5개 이상 나오면 병원 검사받아 보라 하는데 직원들이 최소 3개는 나오지 않냐고 하는데 난 없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그러던데 

내가 이거 어르신들 기준이라 그런 거 아니냐고 하면서 말았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 생기고 나서 조금씩

조금씩 변화된 생활들이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으니 필사는 나에게 이제 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였어. 타이탄들이 한다는 명상은 아직은 못하겠지만 그 명상 대신 필사라고 생각하니 나도 타이탄에 한 발짝 다가선 건 아닐까?     

내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느낌이야. 이걸 꿈이라고 해야 할지 나의 목표라고 해야 할지

내가 독립서점을 열고 거기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그림이 자꾸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어

그게 너무 설레고 웃게 된다. 매일 상상해. 작은 평수의 가게의 문을 열고 오는 사람들이 없더라도 그곳에서 나 혼자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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