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산을 타는 사람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일 수는 없지만 나는 매주 산에 간다.
처음부터 산을 타볼까 생각한 건 아니었다.
우연히 sns에서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곳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들의 인증 사진들이
올라온 걸 보면서 우와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났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 생각한 것도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한국의 알프스는 다행히도 내가 살고 있는 대구와 멀지 않은 밀양과 울산 그 사이에 있었다.
그 사진에 반해 지인들에게 사진들을 보내봤다.
어라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여러 블로그를 찾아 먼저 간 사람들의 후기를 찾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도 쉽게 갈 수 있는 길이고 풍경이 입소문이 난 영남알프스의 8봉 중에서 간월산을 목적지를 정하게 되었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길은 정말 운동화를 신고 가도 될 정도의 임도로 된 길이였고 쉬운 길인 만큼 걸어야 하는 거리는 길었다.
쉬운 길인 만큼 어린아이들부터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르는 길이였다.
이제 다 왔으려나 하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게 산에 이런 곳이 있다고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경이었다.
이러니 사람들이 영남의 알프스라 부르는구나 싶었다.
길은 힘들지 않았지만 걸어오는 거리가 꽤 있는 편이라 그런가 조금만 올라가면 간월산 정상이라고 했는데
갈까?라고 묻는 동시에 "아니" 뭐 하러 여기 봤으면 되었지 하고 앉아서 싸 온 도시락을 꺼내어 먹기 시작했다.
이 산이 처음 시발점이 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다.
그날 영남알프스를 가는 차 안에서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떠오른다.
"친구가 영남알프스 인증도 있다 하던데 인증하면 메달을 준다는데 우리 그거 한다고 하는 거 아니야?"
(단호하게) "아니, 우린 그냥 이 간월재 본 걸로 되었어"
이렇게 2년 전 아주 단호했던 우리였지만 그 이후로 우리는 매주 산을 타는 아줌마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