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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그윽하게

자카란타 피는 마을

by 규린종희

녹산 다리 수문 지나 산만한 바위 정좌하니 노적봉이더라. 본디로부터 쪼개져 나온 바위새로 열린 길이 영통통구 같더라. 땅으로 흘러내린 노적봉 품에 든 절집이 수능엄사더라. 오래된 나무 눈터지는 소리 한낮의 은밀함이더라... 어촌 조춘을 툭툭 치는 물이랑도 정겹더라. 곡진하게 삼배 올리고 돌아선 길 노적봉 산신할아버지 침도 안 바르고 말하더라... 넓게 보면 아무것도 아니더라.. 멀리 보면 바위도 먼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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