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굴러간다

자카란타 피는 마을

by 규린종희

생의 물기 덜 마른 젖은 죽음들

거친 바닥에 눌어붙은 설움을 떼어

축축 널어진 울음을 말린다

손가락 사이로 꽃을 풍장 한다

물기 남은 죽음은 주검이 되지 않아

붉은 생이 하얀 재로 부서질

주검으로 굴러간다

모든 구르는 것들은 가볍다

마당을 데굴데굴 구르던 할배의 봄날은

감꽃이 피기 전에 육탈 되었다

묵은 나무에서 떨어진 봄날이 굴러간다

또 한날이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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