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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었다

by 규린종희

백합은 문을 열다가 슬쩍 기울이고
젖은 안개는 몽롱한 빗장을 걸어
석류알 같은 물알갱이로 겹겹 휘장을 두른다
시간의 궤적 끝에 허물거리는 관능
은밀한 비밀이 물레처럼 돌아가는
창문에 촘촘히 박힌 부드러운 속눈썹
내밀한 자유가 미풍처럼 흔들리는
무화과 붉은 허리를 파고들어야 한다
장마가 시작되었다


-그림, 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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