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우 이은주 Mar 14. 2024

대만 도자기의 장인 대죽계 선생 당성도예


차를 하면서도 찻잔이나 다른 기물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가져보지 못했는데 지난해 4월 당성도예를 처음 가보고 그곳에서 만난 잔 몇 개에 반해 이후 4차례 연달아 방문한  당성도예입니다. 이곳은 앞에서 언급한 동방미인이 생산되는 신죽현 어매이향 입니다. 바로 동방미인차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지요. 실제로 이 집과 바로 붙은 집 또한 동방미인차를 생산하는 다원을 가진 젊은 분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한집 건너 한 집 모두 동방미인다원인 듯합니다.



차를 처음 접하시거나 차공부를 했다고 해도 당성도예에 대하여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차 애호가나 다구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한 대만의 도자기 장인입니다. 이제 대죽계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 당성에 대한 명성이 조금은 희미해지고 오히려 그의 작품은 소장가들 사이에서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지요.  과거의 당성 마니아들의 작품 사랑이 대단했다고나 할까요.

지금 현지에서는 당성도예 대죽계 박물관을 곧 건립할 거라며 지금 남은 작품 중 대작이나 몇 점 되지 않는 작품들은 판매하지 않고 모두 박물관으로 옮길 예정이라며 제가 사고 싶어 했던 잔받침도 팔지 않는 물건이라고 했습니다.


도자기 장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대죽계 그의 차 사랑은 대만을 넘어 본토의 보이차에도 관심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차호를 만드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릇을 삶에 가까운 순수함과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단순하게 담기 위해서 일부러 뽐내지 않는 그릇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생활도자기를 비롯하여 다구까지 만들어낸 그의 예술적 감각 그 뒷받침으로 그는 예술가로서 뿐만 아니라 시 서 화에 능하여 서화집을 내기도 했으며 외설스럽지 않은 춘화집도 내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간결하고 부드럽습니다.


그가 얼마나 자연적인 그릇을 좋아하며 순수함을 지향했는지는 그의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잔 하나에도 혼을 담아 작은 스크래치 하나도 각도와 비율, 사람이 눈으로 본 각도가 눈에 맞도록 만드려고 애를 썼습니다. 잔의 다양한 크기와 모양 수십 가지의 형태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의 차호를 만져 보면 많은 작품들이 두께감이 있습니다. 얇고 가벼운 것보다는 두텁도 차호의 모양이나 주병의 모양들이 자연을 형상화한 것이 많습니다, 사각 모양, 여인의 몸통모양 용모양. 각을 따로 하지 않은 입체적인 그림모양 다른 도예가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기이한 모습도 많아서 보는 재미가 많은 반면 가격을 물어볼 때마다 어마어마한 고가의 금액에 놀라기도 합니다.

사각모양차호, 호박모양차호 납잡한모양차호  용모양차호 긴배모양차호등 그의 작품은 다른 사람들과는 판이하게 형태가 다른 것이 많습니다.



매장 한편에 있는 대죽계 선생의 연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1939生입니다

1958 台北師範美術科畢業  타이베이 사범대학 미술학과를 졸업

台北國語實驗小學任教 타이베티 만다린 초등학교에서 교사.

1959師事姚夢谷先生  

1964 國立台灣藝專美工科畢業 국립대만예술학원 미술공학과를 졸업

1965 編織工藝設計製作 직조기술의 설계 및 생산

1967 玻璃工藝製作 유리공예 생산

1970日本紡織工藝學習  일본섬유 기술을 배움

1971 實踐家政專科學校任教陶藝製作 실습가정대학의 강사

創立唐盛陶藝有限公司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

國立歷史博物館 陶瓷專題泫請並展示作品 국립역사박물관 도예 작품초청 및 전시

1984戴竹谿藝術工作簡介 DAI ZHUXI의 예술작품 소개

1987花蓮中信大飯店 專題演講 시티호텔 화례 기술기조연설

台北市立美術館 現代陶藝邀請展  타이베이 시립미술관 현대 도자기 초대전

金陵藝術中心 陶藝個展並將 진링아트센터 도자기 개인전

國立歷史博物館 陶瓷專題演講並示範製作作品 국립역사박물관 돶기 특강 및 제작 작품 시연

今天畫廊 陶藝個展 투데이 갤러리 도자기 개인전

詒藝廊陶藝聯展  이화랑도예전

1986 國立歷史博物館 第一屆陶藝雙年展邀請展 제1회 도자기비엔날레 초대전 국립역사발물관

今天畫廊 首次吉吉陶藝聯合個展 투데티 겔리리 지지의 도예 첫 개인전

海門藝廊 茶具展 haimen art galler 다기전시회

\台灣省政府建設廳七十五年度手工業產品評選展入選 75회 대만성정부 건설국 수공예품선정 전

台灣省政府建設廳七十六年度手工業產品評選展入選優良產品 67회 대만성정부 건설국 수공예품 선정전 유수상품으로 선정

台灣省立博物館 陶藝展出 대만 지방박물관 도예 전시회

韓國漢城 茶具展 한국 서울 다기전시회

2002.03.04.今天畫廊 陶藝聯展 투데이 걸리리 도예전

1988台灣省政府建設廳暨中華民國對外貿易發展協會七十七年度品評選入選優良產品

대만성정부 건설부 및 중화민국 대외 무역발전협회 주관 77회 연차평차 우수제품

台南縣文化中心 陶藝個展 타이난 현 문화센터 도자기 개인전

台南市文化中心 陶藝個展 타이나시 문화센터 도예개인전

번역을 하고 보니 그의 작품세계가 보이는 듯합니다. 너무나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심도 있게 공부했을지 보입니다.


대죽계 선생은 오색차호 혹은 오색 다기로 유명합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의 작품은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그는 색감을 자유롭게 표현하길 원했고 식용 색소를 이용하여 파란색과 노란색 차호를 만들면서 그 만의 특이한  예술혼을 불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니아들은 당성도예라고 하면 갈색이 먼저 떠오른다는 분들도 있으니 당성의 색감과 그림은 화려하지 않지만 편안한 끌림이 있습니다.

그릇에 천 가지 얼굴을 담아내며 사람 사는 세상의 천만 가지 갈등을 예술로 나타내고 삶과 작가의 내적 교감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가 만들어 내는 색감은 총 8가지 정도 됩니다. 화려한 색이지만 교차하는 색이 없도록 하는 것이 그의 장점입니다.


그가 만들어 낸 차호는 화려한 색감과 아울러 난초와 대나무를 새겨 넣은 작품이 많습니다.  그것을 통해 그는 찻그릇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누구나가 찾는 편안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색채의 아름다움을 주었는지도 모릅니다. 잔 이나 그릇, 차호의 바닥에 당성마크인 눈모양이 있는 것도 있고 때로는 대나무모양의 도장 혹은 그림이 세겨진 있는데 이는 모두 당성을 나타내는 마크입니다.


그의 작품은 해마다  대만의 좋은 디자인 상을 수십 차례 수상하며 아름다움 속에 천연의 여유와 멋과 풍경을 담으며 실용화에 힘을 섰습니다.  대만 사회에서는 현대적 감각과 산업에 앞선 선두주자라 할 만합니다.

.


이 작품들이 그이 마지막 작품입니다. 우리 일행은 다른 다구 보다는 당성잔이라 불리는 그의 잔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유작으로 남은 것들을 구경하고 사기를 청했습니다. 몇 남지 않은 잔들을 내어 놓고  흠이 없는 것들만 골라내었습니다. 그나마도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몇 되지 않습니다.


국보 수준의 대죽계 어르신의 유작 판매는 이제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여전히 그의 마니아 팬들은 작은 작품 한 점이라도 있을 때 소장 하고 싶어 합니다. 자사호 값은 깍지 못하고 근접하지 못할 정도의 고가이지만 그래도 몇 점을 가지고 싶은 욕심은 있네요. 전에는 찻잔만 관심 있게 봤는데 에스프레소잔도 너무 귀엽고 예뻤습니다.

일행에게 커피를 내어 주는데 정말 앙증맞은 잔이었어요.


약간은 투박 한 듯 약간은 두꺼운 듯 하지만 정교하고 손에 잡히는 특별한 그립감은 그의 작품을 사랑하게 하는 또 다른 매력 인가 봅니다. 한국 차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는 대죽계 선생의 당성잔은 차를 마실 때 특별한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잔의 크기와 두께가 잡아주는 물 온도의 유지비밀이 차 맛의 비밀인 듯합니다.

수없이 비교하고 실험을 해도 당성잔의 차 맛이 가장 좋은 것은 찻물 온도를 잡아 주는 두께의 비밀일 요?





그의 작품엔 유난히  단풍과 나뭇잎을 직접 넣어 만든 것들이  눈에 띕니다. 여러 번 방문을 예약하고  미리 연락을 했더니 대죽계 선생님의 제자  로사가 저에게 단풍잎을 좀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여행 법상 과일 나뭇잎 씨앗 등 생물로 옮기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서 가져갈 수 없었는데 유독 한국의 단풍잎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당단풍의 재질이나 질감이 이런 작품을 만들기에 좋은가 봅니다. 나뭇잎을 직접 넣어 구운 잔인가 봅니다.












당성의 색감은 정말 화려합니다.






함께한 일행 중에 당성잔과 우리나라 00 요장의 잔을 비교해서 차를 마셨는데 비교 불가로 당성잔이 차맛을 잘 잡아 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차인이라면 당성잔이 탐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저도 다다에 있으면 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잔에 따라 차 맛이 다르고 온도가 다릅니다.






이전 05화 대만청차 어디까지 마셔봤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