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우 이은주 Feb 22. 2024

오늘은 어떤차를 마실까?


봄이 오려다가 멈칫 되돌아 보는지 매화가지에 꽃물이 올라 여기저기 꽃소식이 들려 오는데

밤새 비가 내리더니 먼 산에는 하얗게 눈으로 뒤덮혔습니다. 

툭툭 가슴에서도 물기가 떨어 집니다. 



이런날은 어떤 차가 어울릴까요?


어제 경주에서 오신 분들과 차생활지도사 수업날도 비가 왔습니다. 수업하는 창 밖으로 비가 내리니 수업하면서도 비의 정취에 젖어 수강생들과 동경호 녹인 숙차를 진하게 내려서 마셨습니다. 마침 보이차 공부를 하는 시간이기도 하여 맞춤하게 차를 우려 봅니다. 





묵직하게 스며 오는 찻물 빛깔에 눈이 먼저 젖어 내립니다. 이렇게 봄이 오려다가 되돌아 서는것 같이 무거운 날 가볍지 않게 묵은 숙차 한 잔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남자 선생님께서 아~이게 숙차군요. 이제 맛을 알것 같아요. 늘 마시는 차이지만 그날의 분위기와 기분에 따라 맛이 다르니 느낌이 새롭다고 합니다. 




간혹 차를 마시려고 할때 날씨부터 살피게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 날의 일기가 맑은지 흐린지 비가 내리는지 혹은 너무 더워서 답답함이 있는 날씨 인가에 따라 선택하는 차가 많이 달라 집니다.



차는 커피와 달리 이렇게 선택하고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습니다. 커피는 집에서 아무리 다양하게 즐기려고 해도 몇종류가 없죠. 카페처럼 전문적인 재료를 늘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니 집에서 간단하게 맛을 즐길수 있는것이  몆 종류가 없을듯 합니다.


 우선 저도 간단하게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아이스아메리카노 거기에 멋을 조금 부리자면  진하게 내린 커피에 우유를 섞은 카페라떼 정도가 즐길 수 있는게 전부 이니 맛과 향에 대한 멋을 부리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어찌 보면 차 처럼 다양하게 맛의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커피에 대한 것들을 더 많이 구입하지 않은듯 합니다. 


예전에 바리스타를 배우러 다닐적에 사둔 여러가지 기물들을 바라 보며 잠시 생각해 보니 제가 커피를 점점 멀리하게 된 이유 몆 가지를 짚어 보게 되네요.  첫째 보관의 문제가 가장 큰것 같습니다.



로스팅하고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짧은것에 비해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기도 둘째로는 한 자리에서 느긋하게 여러 잔 오래 마시지 못한다는 것과 세째 다양한 맛을 내기에는 너무 번잡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이런 저런 도구와 재료들이 다 나와야 하니 커피를 색다른 향과 맛으로 즐기기에는 일이 너무 많네요.



하지만 차는 조금 다릅니다.일단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의 장점을 배재 하고도 보이차 생차의 경우 가지고 있는 연도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고 우리는 기술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집니다. 커피처럼 식어 가는 잔을 만지작 거릴 필요도 없고 매번 뜨겁게 우려서 마실 수 있으니 차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너무나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어떤 차라도 오래 보관이 가능하고 한 번 구입하면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 먹는 그날까지  별 무리 없이 앉은 자리에서 여러 수십 잔을 여러종류를 넘나들며  시간이 허럭 하는 내내 마실 수 있다는 정점이 불현듯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차를 마시지? 고민하고 찻물을 끓이는 그 짧은 시간이 행복합니다. 



진눈개비 되었다가 비가 되었다가 흐린 오늘 같은 날은 따뜻한 느낌은 차를 마시고 싶어 집니다. 보이차 숙차도 괜찮고 무이암차도 좋을듯 합니다. 진하게 우린 홍차 한잔에 읽다가 접어둔 책 한 권이라면 하루가 행복할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일월담홍차가 궁금하시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