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속에서 웃음이라는 옷을 입고 무대 위를 걷는다
나는 오늘도 삐에로처럼 웃는다.
겉으로는 요란한 웃음, 그 안에는 고요한 슬픔이 흐른다. 삐에로는 가면을 쓰고서 주변을 밝힌다. 그 이면에는 아직 닫히지 않은 상처와 눈물이 있을 때도 있다. 삐에로 웃음은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조율한다.
가면은 나를 숨기면서 동시에 나를 보호한다. 빨강, 노랑, 파랑으로 칠해진 얼굴 뒤에 마음을 숨긴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웃음이라는 옷을 입고 무대 위를 걷는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가면 속에서 매순간 나 자신과 대화한다. ‘이 웃음은 위선일까?’ 의문을 던지며 내 마음과 세상을 동시에 바라본다.
흘려버리는 웃음 속에도 진심이 깃들어 있다.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따스함, 마음의 부서진 조각들을 이어 붙이는 작은 용기, 그 모든 것이 가면 속에 담겨 있다. 자신을 숨기면서도 남을 위해 웃음 짓는 섬세한 마음이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사회적 역할도 삐에로의 가면과 닮아 있다.
삶은 모두가 삐에로가 되는 무대일지도 모른다. 사회의 기대와 타인의 시선 앞에, 울음을 삼키며 하루를 살아간다. 일상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은 훈련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미소 속에서 슬픔은 조금씩 녹아내리고, 마음이 맞닿을 순간이 오리라는 것을 믿는다. 웃을 수 있는 용기는 마음을 지키고, 세상과 소통하는 행위가 된다.
삐에로는 세상의 무게를 견디고, 마음의 균형을 지키려는 통찰이 담겨 있다. 가면 뒤에서 스스로와 대화하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일,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한다. 오늘도 나는 가면을 쓰고 웃는다. 이제, 그 웃음은 샛빨간 거짓이 아니라, 세상을 잇는 작은 진심이 된다.